인스타그램 아이디는 교환하긴 했는데... 그 다음을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하는걸까? 뭐라고 DM 을 보내야 어색하지 않을까 너무나도 고민이 많다. 누가 옆에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하지만 저번에 도움을 받았던 친구놈에게 카톡을 했더니 한참동안 답이 없다. 아 너무 늦어지면 안될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할까...
안녕? 하이..? 오늘 수업 어땠니..? 아 다 아닌 것 같은데!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며 핸드폰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이런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일단 생각이 안나니까... 유튜브에 쳐봐야겠다. 오!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관련 검색어가 주르륵 나오는걸 보니 꽤 쓸만한 영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별로 찾을게 없다. 피드를 어떻게 꾸며야하고 이런건 안궁금하다. 모르겠다. 핸드폰을 침대 반대편으로 던져놓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이러면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오를 것만 같은데 딱 떠오르진 않는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약 10분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니 약간은 생각이 안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 자체가 생각이 나는거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생각도 할 여유가 생겼다. 낼 과제 있나...과제... 과제...??? 오, 과제다. 과제가 있었다. 다음 수업에 과제가 있었는지 퀴즈가 있었는지 물어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없지만 좋았다. 없는 과제가 있기라도 했으면 좋겠는 마음을 한 껏 담에 보낸다. 아니 이게 맞나? 아 모르겠다.
'안녕! 혹시 오늘 수업 과제 있었니...?'
보냈다. 이제는 취소도 못한다. 취소를 하기도 애매하고, 이제는 어쩔 수 없다. 폰을 던진다. 나는 공을 던졌고, 그 애가 다시 공을 주기만을 기다린다. 줄까? 주겠지? 빨리 줄까? 천천히 줄까? 언제 줄까 도대체. 직접 대화하는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가만히 못있을까 내가 평소에도 이랬던걸까 아니었던 것 같다.
인고의 시간이 다가온다. 안되겠다. 롤이라도 한판 하고 있으면 답장이 오지 않을까? 롤은 너무 길까? 피파를 해야하나... 뭐라도 정신을 다른 곳에 쏟지 않으면 마음이 무너질 것만 같다. 롤을 해야겠다. 답장이 너무 빨리 오지 않을 것 같다. 안오면...어쩔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