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비움

물건에 대한 마음의 변화, 노력의 변화를 새기자

by 노을책갈피

물건에서 받는 마음의 변화를 깔봐선 안 된다. 접하는 빈도가 높은 물건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옷을 줄이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자신에 대해 가장 먼저 한 질문은 '그 옷, 입으면 편안해?'였습니다.

그 질문 하나로 60벌이나 되던 옷 중 20벌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물건도 나도 변화하기 때문에 가끔은 새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좋아했다' '잘 어울렸다'보다 지금의 '좋고' '잘 어울리는' 게 더 소중하잖아요.

옷뿐만 아니라 사용빈도가 높은 생활도구 등 '사용이 편리하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느껴지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세요. 화려한 색깔의 손 전용 세제나 치약은 내용물을 마음에 드는 용기로 바꾸거나 조잡한 포장을 하얀 테이프로 붙이거나 조금만 노력하면 그것들이 놓인 장소 전체가 아주 편안한 공간으로 달라집니다.

에리사, <트렁크 하나면 충분해>, 아르테, 2017년, 182~183p



내가 옷을 비울 때 가장 많이 한 생각 중 하나가 '예전에 이 옷 정말 애정했는데......'

'나한테 참 잘 어울렸는데......'였다.

과거의 추억에 젖어 못 비운 경우가 정말 많았다.

이 책의 내용처럼 이 옷을 입으면 내가 편안했는지를 제일 우선순위로 두고 새롭게 다시 비워나가자고 다짐했다.


요즘은 옷 비우기를 잠시 멈추고, 주로 주방 쪽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중 냉장고 비우기가 1순위였다.

사용이 편리하고,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껴지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라고 했다.

반찬을 하고 남은 반찬을 담을 때 내가 주로 애정하며 사용하는 반찬용기가 있다.

동그란 투명 플라스틱 용기로 적당한 크기라 냉장실 안에 보관할 때 자리를 덜 차지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다. 냉장고 안을 비우다 보니 양가 어머니들께 받아온 각종 김치통이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친정엄마께 가끔씩 받아오는 각종 밑반찬들은 이미 상한 것들이 꽤나 많았다.

특히 반찬용기가 냉장실 안쪽 자리에 차지할 경우나 반찬용기의 색깔이 진한 경우, 용기 안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가 없어 열어볼 생각도 못하고 시간이 지나 그대로 상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친정엄마의 정성과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애정하는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반찬을 옮겨 담아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게 냉장실에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냉장고 반찬용기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도구들도 종류가 비슷한 것들은 라벨지를 붙여 보관하는 등 나의 작은 노력으로 공간의 변화를 주고,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나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