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비움

인생수업, 비움의 참된 의미란?

by 노을책갈피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수입은 기부, 시신은 기증, 어른 대접은 사양합니다" 할머니의 인생수업, 조선일보 김지수 문화전문기자와 장명숙 님의 인터뷰 내용을 발췌하였습니다.


"옷도 가구도 식물도 다 정리해서 나눠줘서, 몸도 삶도 가벼워요. 옛날 옷, 옛날 액세서리만 조금 남겨뒀어요."

"나는 모든 정리가 끝나서 죽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내가 죽어도 내가 돌보던 아이들, 식물들은 더 밝게 살아갈 거라고 믿어요. 사는 건 끝없는 이야기가 피었다 지는 거예요. 비눗방울처럼 생성됐다 사라지죠. 그러니 자꾸자꾸 가벼워져야 해요."


장명숙 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향한 인생 수업 같아서 전부 필사하고 싶었으나, 그중에서도 참된 비움으로 내 마음에 특별히 되새기고자 발췌한 부분이다.

한 때 나는 남들 시선과 남들이 하는 말들에 너무 휘둘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작은 힘든 상황조차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을 정도로 삶의 무게가 정말 무거웠다.

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정도로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도 못했던 것 같고, 인생의 걸림돌을 그저 넘을 수 없는 큰 벽이라고만 생각했지, 디딤돌이라는 다음 단계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내가 삶을 대하는 방식은 예전보다는 덜 무겁지만 조금 더 비우려 하고, 가벼워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진짜 가치는 내 시간을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이라는 장명숙 님의 말씀에 살짝 다행스럽기도 하였다.

오늘 오전에는 청소년모바일상담센터에서 어느 청소년과 모바일 상담을 진행하였다.

지금 현 상황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며,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상담을 요청했는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에 내가 누군가에게 공헌했다는 사실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죽음에 대해서는 사춘기 시절부터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현재까지도 죽음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는 두려움이라 그 두 단어가 한 문장인 양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고통만을 생각하기도 했고,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에라도 두려움뿐이었다. 모든 정리가 끝나서 죽는 게 두렵지 않다는 장명숙 님의 말씀에 아차 싶을 정도로 생각을 전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김지수 기자 님은 인터뷰를 통해 장명숙 님을 "가성비 넘치는 미니멀리스트"라고 표현하였다.

나도 물건, 생각, 관계에 대한 비움을 생각해 봤을 때, 한없이 가벼워질 필요성을 느낀다.

"가성비 넘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그날까지, 나만의 끝없는 이야기가 피었다 지는 순간까지 삶의 무게를 가벼이 여길 수 있도록 비움을 목표로 전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