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관 May 02. 2024

그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카스텔라를 먹길 잘했다'

개그맨 신동엽님 / 심리학관

같이 놀던 애들이, (내가) 다섯 살 즈음인데. 친구들이 유치원 갔다 와서 거기서 노래 배우고 했던 얘기를 하는 거야. 그게 너무 부러웠어. 그 전에는 내가 골목대장이었고, 내가 항상 주도권을 잡았었거든.


내가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나도) 유치원 보내달라고 했지. (사실 그때는) 우리 집안 형편상 (유치원을) 갈수가 없었어. 그런데도 엄마는 교회 부설 유치원에 가서 얘기를 해보시더라구. 엄마가 (교회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집에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는 '내가 유치원 갈 수 있나 없나' 마음 졸였었지.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흰 우유랑 카스텔라 사줄까?" "동엽아, 우유랑 카스텔라 사줄까?" 그러시는 거야.


(카스텔라는) 한 달에 한 번 아빠 월급날에만 내가 먹을 수 있는 거였거든. 그런데 아빠 월급날도 아닌데, 엄마가 나한테 카스텔라를 사준다고 하는 거지.


(그 순간 알아차렸지) '아. 나는 유치원을 못 가는구나'.


만약 그때 내가

“싫어, 나 유치원 가고 싶어!

엄마, 카스텔라 사준다고 하면서

이걸로 때우려는 거지?"


그런다면, '나는 카스텔라랑 흰 우유도 못 먹고,

유치원도 못 가겠구나'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지.


*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 ‘나는 이제 유치원은 못 가는구나'를 알았지만

* 난 끝까지 카스텔라랑 우유를 먹었어.


* 그게 내 첫번째 '너무 잘한 행동' 중의 하나야.

* 그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아직도

* ‘나는 카스텔라를 먹길 너무 잘했다'라고 생각하지.


https://brunch.co.kr/@smallwave5/813



**********************************

Youtube <짠한형 신동엽>

Ep.39 : 천의 얼굴 비비.

2024.04.29.






매거진의 이전글 역지사지 : 자신의 관점과 상대의 관점을 분리하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