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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May 08. 2022

자연의 뒤끝

우린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구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거야.

멍멍!

야 이프나 너 요새 좀 날씬해진 거 같아.


야옹!

자연의 원리야.

추울 때는 살이 좀 찌고, 더우면 빠지더라고.

요새 사냥하는 것은 겨울이랑 똑같은데도 그래.


하하!

그런 거 같아.

두발족들도 더운 지역 거주자들은 살이 많이 찌지는 않는 거 같아.

날씨가 선선하거나 추울 때 찌더라고.

나도 겨울에는 뱃살이 잡혀.

여름에는 잘 안 잡혀.


멍멍!

아구구 캬캬캬

하하야 작년에 여름수영할 때는 뱃살 없었는데, 추울 때는 있더라고.

나도 그런 거 같아.

겨울에는 추운 곳에서 지내야 하니, 내 몸이 알아서 지방을 비축하나 봐.

여름에는 필요 없으니까, 이거도 알아서 배출시키는 거 같아.

요즘 달리기가 겨울보다 더 잘돼.

태울수 있는 에너지가 적당히 있고, 뼈마디들이 워밍업 되어 있어서 그런가봐.

추울때는 뼈사이가 뻑뻑한 느낌이 들더라고.

공기가 차가우면 몸이 움츠러 들고, 네발 달리기에 힘이 들어가서 자연스럽지가 않게 되더라고.


야옹!

좋든 싫든 우린 자연의 일부야.

그래서 자연스러운 생활이 가장 우리 몸에 좋은 거고.

억지로 뭔가를 틀어 버리려고 하면, 자연의 뒤끝이 있어.

존재에게는 큰 위협인데, 자연에게는 자연스럽게 되돌리는 작업이야.

자연재해라고 하는데, 자연이 자연답게 자신을 다시 디자인하는 거야.


멍멍!

억지로 뭘 하는데?


야옹!

강물이 알아서 잘 흘러가는데, 두발족들이 자기들 편한 대로 강물의 흐름을 바꾸는 거.

전쟁으로 삶의 방식을 자기 뜻대로 바꾸게 하고, 욕심을 채우는 거.

더위에 추위에 적당히 적응을 해야 하는데, 요상스러운 장난감을 만들어서 더울 때는 겨울을 만들고, 추울 때는 여름을 만들어 버리는 거.

산과 들을 자기들의 놀이터로 만들려고, 다 파내고 없애고 다른 생명체들을 통제하고, 약으로 자연스러운 성장을 조절하고...

이런 것은 수도 없이 많아.

거의다 두발족들의 짓이야.


멍멍!

이프니 말 듣고 보니 그러네.

하하야 두발족들에게 이러지 말라고 말 좀 해봐.


하하!

야 나 하나도 바꾸기 어려운데, 내가 어찌 지구 두발족들을 다 바꾸냐?

이건 불가능해.

나 하나만 이라도 자연스럽게 살려고 노력할 거야.


야옹!

마자. 우리 각자 자신들만이라도 자연스럽게 살면 될 거야.

지금 두발족들은 멈출 수가 없어.

결국은 스스로 만든 장난감들로 인해서 사라질 거야.

두발족들이 사라지면 지구별은 금방 다시 회복할 거야.

아마도 이전에도 그랬을걸.


멍멍!

뭐라고?

그럼 전에도 두발족들이 지구에서 살다가 모두 사라지고, 그걸 잊고 다시 자연을 억지로 비틀어버리는 걸 하고 있다고?


야옹!

맞아.

사라지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발족의 특성이야.

문명이라고 하는데, 결국은 스스로를 지우는 곳까지 달려가는 거지.


하하!

이프니 때문에 나를 돌아보게 되네.


멍멍!

우리 지구별여행팀에 현명한 고양이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안 그럼 우린 원리도 모르고, 과거도 모르고 여행했을 텐데.


야옹!

미야우 끼끼끼.

내가 현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 종족은 그냥 아주 오랜 기억이 있는 거야.


하하!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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