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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Jul 07. 2024

2024년 7월 7일 일요일

오늘은 일요일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아주 오랫동안 푹 잤다. 여덟 시 넘어서 일어났던가. 약속도 없고 하니 시계를 신경 써서 안 봐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쨌든 아홉 시 전에는 일어났다. 평일에도 내내 집에만 있는데 주말에도 집에 있으려니 어쩐지 좀이 쑤신다. 하지만 만날 사람도 갈만한 곳도 없다. 만약 만날 사람이 있으면 만나러 갔을까. 글쎄 상상이 잘 안 간다. 사실 말이 저렇지, 사람을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 만약 누굴 만나야 한다면 스포츠강사, 심리상담사 등을 만나서 수업을 듣거나 상담을 받고 싶다. 남편은 일요일이지만 추가근무를 하러 나갔는데, 같이 있었어도 계속 둘이서 집에 있었을 것 같다.


요즘 밖에 나가면 돈이다, 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 같다. 어쨌든 밖에 나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려면 돈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집에 있는다고 해서 돈이 들지 않는가. 딱히 그렇지도 않지만, 그래도 내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집에 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몸을 쓰는 등 부지런하면 확실히 돈이 덜 든다. 이번달부터 소비를 줄이고자 마음먹었고, 이제 막 일주일 정도 지났다. 특별히 과소비는 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막 힘들게 소비를 참지도 않았다. 먹고 싶은 과일도 사 먹고 인터넷 쇼핑도 약간 하긴 했다.


이번달부터 도서관 문화강좌에 참여하게 돼서 그래도 평일에 어딘가 갈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브루타 부모교육, 영어회화수업, 영화감상수업, 이렇게 총 3가지 수업을 듣는다. 일단 지난주에 모두 첫 수업을 한 번씩 들었는데, 마음 비우고 적당히 놀러 다닌다 생각하고 들으러 다녀야겠다. 하브루타 부모교육은 대게 자녀가 있는 아줌마들이 오는 수업인데, 나도 곧 부모가 될 거라서 미리 참여해 보는 거다. 토론 위주의 수업인데, 친하지도 않은 낯선 사람들과 억지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게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라 말문이 트이게 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어회화수업은 영어학원 다니는 느낌이다. 공부하는 느낌은 역시 재미가 없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남는 게 있어야지. 예습 복습은 못 하더라도 최소 수업 때만이라도 집중해서 들어야겠다. 영화감상수업이 제일 재미있다. 그냥 가서 이야기 듣고 영화 감상하는 모임 같은 거라 생각하면 된다. 지난주에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를 보여줘서 집에 와서 마저 봤다. 찰리 채플린이 너무 매력적이기도 하고 또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그다음 날인가 바로 찰리 채플린의 다른 영화를 연달아서 봤다. 일단 시티 라이트를 봤다. 역시 재밌다. 그다음 날인가 다다음날에는 황금광시대를 봤다. 역시 재밌다. 그냥 보고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글이라도 한편 써둬야겠다.


토요일인 어제는 남편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인사이드아웃2를 봤다. 그전에 2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유튜브로 1의 요약영상을 미리 보고 갔다. 한국의 유명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떠올랐다. 웹툰이 여기서 영감을 얻은 것일까. 아무튼 1의 유튜브 요약 영상은 꽤 집중해서 잘 봤고 재미도 꽤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2는 영화관에서 보다가 졸아버려서 뒤에는 거의 못 봤다. 영화가 좀 지루했던가. 아니면 그날 새벽 4시에 깨서 잠을 많이 못 잔 와중에 리클라이너 좌석의 안락함에 참아왔던 피로가 몰려왔던 건 아닐까 싶다. 영화관에서 10분만 걸으면 도서관이 나오는데 그 도서관에서 무료로 아따맘마 극장판을 상영한다기에 다음 영화로 그걸 보러 가기로 했다. 아따맘마를 볼 때는 전혀 안 졸았고 그럭저럭 집중해서 봤다. 뻔한 소재 뻔한 스토리인데 볼만했다.


6월 내내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 도시와 불확실한 벽을 읽었고 7월 첫날에 완독 했다. 또 소설을 연달아 읽기에는 왠지 피곤하기도 하고, 하루키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어서 그다음 책으로는 다소 가벼운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기로 했다. 한 며칠 독서를 쉬었다가 며칠 전부터 장수 고양이의 비밀을 읽기 시작해서 오늘 완독 했다. 그다음 책으로는 문학 말고 비문학을 읽어보기로 했다. 마루야마 슌이치라는 일본 작가가 쓴 돈과 나라는 책 읽기를 오늘 막 시작했다. 이번달에는 책을 좀 많이 읽을까 싶다. 앞서 언급한 소설의 경우 지난달부터 읽다가 이번달에 마무리한 책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번달로 카운터 하겠다. 벌써 세 권째이다. 한 열 권 정도 읽으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권수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독하겠다는 의미로 일단 읽을 권수를 미리 지정해 본다.


글쓰기의 경우, 일단 결혼 연재가 이번달에 끝난다.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도 이번달에 끝난다.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은 꾸준히 하고 싶긴 한데 다음 시즌에 참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단 일정 나오는 걸 봐야겠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은 다음 달로 이어지지만 이번달에 몰아서 끝내야겠다. 도서관 영화수업 때 본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매주 써야겠다. 독후감도 짤막하게나마 써야겠다. 읽고 끝내기에는 아쉽다. 연재글이니 모임글이니 하는 걸 다 쓰고 나면 일기를 자주 써야겠다. 오랜만에 주제 없는 일기글을 쓴다. 오늘 비가 온다더니 드디어 오기 시작한다. 다시 독서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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