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항상 딸들 곁에 머물렀다
대구에 살았던 우리는
큰딸이 서울로 대학을 들어가면서
9년 터울진 동생도 언니를 따라
서울로 떠나보냈다
내 품에서 떠나보내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 한 곳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미래를 위해
제자리에서 본분을 다하기로 했다
엄마가 직접 곁에 있어주진 못하지만
우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며
더욱더 믿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의류사업에 뛰어들어 밤낮없이
일에만 열중했다
힘든 일도 참았으며
더 많이 견디었다
딸아이기에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을 찾아
아이들이 머무는 집을 정성스레 골랐다
아침이면 햇빛이 비치어
밝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했으며
학교와의 거리
주변 치안을 체크하기 위해 동네 한바퀴 돌았다
모든 게 중요했다
두 딸이 불편하지 않고
낯선 도시에서도 외롭지 않도록
집이 곧 엄마 품이 되길 바라면서
아마 딸들은 그 시절
종종 외롭고 서운했을지도 모른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함께 밥을 먹는 저녁 식탁이 아닌
멀리서 영상통화 하는 것으로
엄마의 전부였던 날이었으니
하지만 난 알고 있다
그 시절
나는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이 그늘지지 않게
따뜻한 빛이 항상 보살피길 바라면서
웃는 얼굴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희생했다고 말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져 옴을 느낀다
멀리 있었지만
내 마음은 언제나 아이들 곁에 있었다
늘 애틋했고
항상 그리웠으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 아이들의 시간에 덧칠하며 살았다
나는 그렇게 엄마였고
지금도 그 마음으로 나를 살아낸다
우리 엄마도 그랬을 거고
엄마의 엄마도 그랬을 엄마라는 존재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