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글을 좀 써 보겠다고 브런치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브런치 작가는 신청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깐깐한 브런치의 심사를 거쳐야 했고 한 번에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후기를 찾아보니 재수 삼수까지 했다는 사람들도 보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막막한 시점에 온 우주가 나의 질문에 응답이라도 하듯 정말 적절한 인연을 보내줬다. 바로 브런치 작가 한 번에 합격하는 법이라는 전자책을 나눔 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이자 블로그 이웃님이었다.
이미 브런치 작가로 유튜버로 블로거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그녀가 배포하는 전자책을 받았고, 전자책에서 가이드해 준 것을 참고하여 순식간에 브런치 지원서 기획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원을 하기 직전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메일을 보내고, 의견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답변을 하지 않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었다. 문은 언제나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법이니까. 다행히 친절한 그녀는 기꺼이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 이런저런 의견을 첨삭해 주었다.(그전까지 나와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말 감사한 이웃님이다) 그리고 결과는? 한 번에 합격이었다!
1. 여러 가지 주제 중 가장 희소성을 띄는 '고시원'을 선택했고
2. 후킹이 될만한 신선한 제목을 만들고
3. 그리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5개의 목차 구성
4. 다음 글을 궁금하게 만드는 한 개의 프롤로그 저장글 쓰기
한 번에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블로그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그것도 한 번에 합격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작가님은 한 가지 예언을 하였다. "올해 안에 출간 가실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사람 잘 보거든요." (이게 정말 현실이 될 줄이야. 지금 생각하니 그분 참 예리하신 분이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 합격의 영광을 안고, 고시원을 주제로 빠르게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약 1년간 블로그에서 고시원 창업이야기를 바탕으로 약간의 에피소드들을 포스팅하고 있었기에 막막하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개똥도 약에 쓸 때가 있다더니. 그간 삽질하며 1일 1 포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하지만 분명 블로그에 쓰는 것과 브런치에 쓰는 것은 차이점이 있었다.
우선 블로그는 검색 기반의 플랫폼이다. 사람들이 특정 키워드를 쳤을 때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유용한 정보를 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정보만 넣으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고시원 창업 정보에 약간의 에피소드와 유머를 담아 나만의 방식으로 포스팅을 했다.
반면, 브런치는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검색 키워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일상 전반과 전문성을 넘나들며 광범위했고, 궁금한 정보를 위해 모이는 곳이 아닌, 스토리가 모이는 곳이었다.
에세이를 써 본 적은 없었지만, 나의 목표는 일단 나의 경험담을 최대한 ’생생하게’ 쓰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왜냐? 나의 글쓰기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전혀 알지 못했고, 무명의 일반인인 내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나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고시원 원장 이야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대책 없이 연재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요가를 막 마치고 온 어느 날이었다.
그때부터 내 심장은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고, 내 글은 다음 포털/브런치 메인/카카오톡 등 여기저기 메인을 장식했다. 한자리 수였던 구독자는 단 번에 수 백 명으로 늘어났다.
며칠간은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냥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어쩌면 나는 내 안의 가능성을 단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발견당한 적이 없었기에, 믿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이것 또한 나 스스로 몰랐던 재능이라는 것을.
그 후로도 나는 수십 개의 글을 메인에 올렸고, 브런치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정신을 차리자 사람들이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러게요. 내 글이 어디가 뭐 어떻길래…고시원 원장의 글이 이토록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걸까요?
(다음화에서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그전에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과 구독자님들의 댓글 의견을 기다려 봅니다.
- 브런치에서 고시원 원장 이야기로 에세이를 쓰다 브런치 독자의 사랑으로 출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 아래 링크애서 펀딩기간 내 구매하시면, 작가의 친필사인본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s://event.kyobobook.co.kr/funding/detail/39
에세이 미리 보기(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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