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수업이 필요한 어느 수강생님이 엄마와 전화상담을 하면서, 앞서 다른 곳들도 수업을 문의해봤지만돌아오는 답변이 대체로 저렇다고 속상해했다. 그러게,왜 저렇게 냉정히 말씀하셨을까 안타까웠다.
물론이유식은 단순하고 간단하다. 일반 성인에 비해 아기가 먹는 양은 소꿉놀이처럼 작고, 무조건 재료를 곱게 다지고, 곱게 끓이고, 믹서기에 곱게 갈면 80% 이상은 완성한 셈이다. 하지만 겉보기가 이렇다는 거고, 심층적으로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진 출처: 본인 제공
아기 엄마부터 들여다볼까? 아기 엄마는 난생처음 엄마가 된 사람인가, 첫째에 대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어본 둘째 아기 엄마인가, 친정엄마처럼 주위에 조언을 받거나 살림을 도와줄 사람이 가까이 있는가, 워킹맘인가 전업주부인가, 이제 막 요리에 입문해서 식재료와 주방도구도 낯선 요리 초보자인가, 등등.
보통 이유식 수업을 듣고자 하는 수강생님들의 경우, 대체로 요리 초보자들이 많으며 친정엄마 도움보다는 스스로 해내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한 분들이 많으셨다. 그래서 이유식도 이유식이지만, 요리와 식재료 구입에 대한 기본 개념을 확립하고, 나아가 가족들의 건강한 집밥을 손수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이라 시간을 오래 두고, 시야를 넓게 보고 찾아주신다.
요리와 식재료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초보 엄마의 입장에서 이유식은 결코 쉽고 만만한 음식은 아니다.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보며 태어난 나의 소중한 아기가 처음 먹는 음식, 처음 느끼는 맛, 혹시 있을지도 몰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알러지 반응 등 초보 엄마는 모든 신경이 아이에게 곤두서 있기 마련이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이유식은 초기, 중기, 후기 단계로 나뉘는데 초기 이유식에 개념을 잘 잡으면 중기 이후부터는 엄마가 훨씬 편안할 것이다.
특히나 아기들은 몇 개월부터 먹기 시작해야 하는 식재료, 먹으면 안 되는 식재료, 적응기를 거쳐야 하는 식재료 등등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도 복잡하고, 엄마가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이론이 상당하다. 무조건 이거 먹여도 돼요, 안돼요 가 아니라 식품영양학적으로 이 식재료가 아기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단점이 있으니 주의해야 하는지 엄마가 이해하면 이유식을 만들어 먹일 때 훨씬 수월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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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튜디오에서 최초로 이유식 수업을 진행했던 건 올해 초 1월. 수강생님과 간단한 상담 후, 아기 개월 수에 맞춰 다양한 이유식을 준비했다. 기본 이유식부터 시작해 나아가 점점 엄마가 응용할 수 있는 유아 특식, 간식까지. 이후 우리 공식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업로드된 이유식 수업 후기글들을 보고 많은 분들의 수업 문의가 줄을 이었다. 수강생분들 중 3040세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에, 대충 예상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기가 몇 개월이에요?" 전화 상담의 첫마디를 던진다. 이유식 수업을 듣고자 한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다. 시중에 이유식 관련 요리책은 많이 나와있지만, 레시피가 정확하지 않아 난감했다는 분, 매번 똑같은 이유식만 먹이는 것 같아 변화를 주고 싶다는 분,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어떤 식으로 유아식에 점차 변화를 줘야 할지 공부가 필요하신 분, 이유식과 일반식의 본질적인 조리과정 차이를 알고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시고픈 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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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육아를 경험한 지 어언 30년이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엄마 역시 이유식 수업은 약간의 사전 공부가 필요했다. 게다가 세대가 다르지 않은가. 90년대 초반이었던 엄마의 육아는 지금 아기 엄마들의 시대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또 엄마는 해외에서 나와 동생을 키웠었다. '아이고, 나 때는 이유식이 다 뭐야. 그냥 좋다는 거 먹이고 보는 거야'
수업도 수업이지만, 엄마가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한가득 풀면서 수강생님들의 육아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한다. 엄마가 30년 전에 당신이 직접 겪고 느꼈던 좌충우돌 육아일기, 해외 생활하며 홀로 견뎌야 했던 이유식 시행착오, 아기가 점차 커가면서 나올 수 있는 갖가지 반응과 특징, 그리고 엄마로서 갖추어야 할 마인트 컨트롤과 자세까지.
수강생님들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친정 엄마에게 물어보듯 고민거리들을 편히 나눠주시니 이유식 수업은 할 때마다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 시대는 달라도 같은 엄마로서 느끼는 공감대와 나눌 수 이야기는 더 크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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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의미 있으면서 유익하고 좋은 수업이다. 어린 자녀의 올바른 식습관 방향은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요리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엄마가 공부해서 아는 만큼 식재료도 선별해 구입할 줄 알고,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 자녀에게 먹이며, 아기가 커갈수록 이를 응용해 다양한 식사까지 준비할 수 있으니 분명 일상에서 유용하실 터. 생각보다 어른이 먹어도 맛있고 먹을만하다.
이유식, 그걸 뭘 돈 주고 배우냐고? 이론까지 곁들이면 수업 3시간을 꼬박 채울 수도 있는걸.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필요성을 느껴 전화한 사람에게 너무하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