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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집사 Nov 24. 2022

나 만큼 갈비찜 자주 먹는 사람 없을 걸

한식당은 아닌데요

우리 쿠킹스튜디오는 1:1 요리수업이 있다. 별도로 개인적인 수업이 필요하신 수강생님의 경우, 서로의 스케줄을 조율하여 일정, 시간, 그리고 메뉴까지 모두 맞춤형으로 진행다.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배울 수 있고, 선생님과 1:1로 프라이빗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고 편안하게 임할 수 있어 그 수요와 인기가 워낙 높은 편.


그래서 평소 일정 맞추기 어려운 직장인, 자영업자 사장님, 프리랜서, 연예인, 0단계부터 차근차근 나가야 하는 요리초보자 등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 는지라 1:1개인특강은 보통 1~2개월치 예약이 밀려있다.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1:1개인특강을 희망하실 경우, 1~2개월 전에는 연락을 미리 주셔야 수월하다는 얘기.



사진 출처: 본인 제공


몇 년 전 1:1개인특강 메뉴 중 하나로 갈비찜을 처음 다뤘던 날. 우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갈비찜 사진을 보신 많은 구독자 및 수강생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선생님 저도 다음에 1:1로 갈비찜 수업할래요', '갈비찜 수업은 또 언제 하시나요?', '다음 달에 엄마 생신이 있는데 갈비찜 배우고 싶어요' 등등...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선생님, 갈비찜도 일반 원데이 쿠킹클래스 시간표 일정에 넣어주세요' 매달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해서 수업시간표를 기획하곤 하지만, 아직 갈비찜을 일반 그룹수업에 넣기엔 어려움이 있다.


첫 번째, 갈비찜은 불 위에서 오래 끓여야 한다. 우리는 실습형 쿠킹클래스다 보니, 넓지 않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불을 동시에 계속 끓이다 보면 그야말로 사우나 찜통이 따로 없을 것이다.


두 번째, 고깃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수강료 책정에 어려움이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신청하실 수 있는 원데이 쿠킹클래스 그룹수업의 경계가 애매해질 수 있어 가장 망설여지는 포인트다. 아직까진 이러한 이유들로 1:1 혹은 소규모그룹 특강으로 별도 수업에서만 갈비찜을 다루고 있지만 언젠간... 그룹수업의 메뉴로 짜잔! 멋지게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사진 출처: 본인 제공


여하튼 우리 갈비찜의 인기는 대단하다. 서점으로 빗대자면 스테디 베스트셀러의 느낌. 심지어 처음 오시는 신규 수강생님 입에서조차 '갈비찜은 어떻게 배울 수 있어요?' 물어보실 정도이니 감사하게도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입소문을 타고 많이 알려진 모양이다.


1:1개인특강으로 갈비찜 수업이 한창 몰릴 때는 한 달에 갈비찜만 10번 가까이 요리한 적도 있다. 그 말인즉슨, 내가 갈비찜을 한 달에 10번은 먹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갈비찜,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사진 출처: 본인 제공


갈비찜은 누가 뭐래도 한정식의 최고봉 음식이다. 비싼 고깃값도 한몫하겠지만 대개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 생신상차림 등에서 누군가 제대로 대접하고자 할 때 준비한다. 고급 한정식당에서도 갈비찜은 메인 요리로서 고작 갈비 덩어리 몇 개 나오지도 않지만 가장 마지막 순서에 고귀하게 등장하곤 한다. 그래서 갈비찜을 한 번쯤 제대로 배워두시면 평생 가져가실 레시피로서, 주요 기념일 등에 두고두고 쓰임이 많은 메뉴가 된다.


우리 갈비찜의 특징을 얘기하자면 비주얼이 깔끔하다. 흔히 완성된 음식에서 볼 수 있는 다진 마늘이나 양파 같은 양념이 덕지덕지 묻어있지 않고 정말 깨-끗하다. 또한 갈비찜의 색감 역시 반지르르 윤기가 나면서 찐한 갈색빛이 영롱하다.


우리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음식 사진들은 모두 내가 직접 촬영하는데, 색감 보정이나 편집을 거치지 않은 거의 원본에 가까운 사진들이다. 가로세로 비율 정도만 균형 있게 조절한다. 나는 포토샵을 할 줄 몰라서 사진 편집과 보정을 거치지 않는데, 갈비찜 수업을 들으러 오신 분들 중에는 이런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사진 출처: 본인 제공


"처음에 인스타에서 사진만 봤을 땐, 당연히 색감 보정하신 줄 알았어요. 와, 그런데 진짜 갈비찜 색깔 리얼이네요."


카라멜 소스를 쓰신 줄 알았다, 중국 간장을 쓰는 줄 알았다 등등 다양한 감탄과 후기를 남기시는데 전혀. 모두 틀렸다. 우리는 수업에 다루는 모든 음식에 기본양념만 사용한다. 카라멜 소스도, 중국 간장도, 요리선생표 맛간장도 아닌 그냥 기본 진간장 양념장으로 만들어 내는 때깔이다.


비찜은 고기를 많이 먹기 위함이니 쓸데없이 부재료는 많이도 필요없다. 부재료로는 당근과 밤, 표고버섯 정도만 쓴다. 나머진 모두 갈비, 갈비, 갈비.



사진 출처: 본인 제공


달짝지근 맛있는 양념장이 골고루 스며들어 야들야들 부드러운 고기 식감을 즐기는 갈비찜, 오랜 시간 푹 끓였음에도 갈비 뼈에 고깃살이 떨어지지 않고 다 붙어있어 고기를 뜯는 맛조차 살아있다.


이러한 갈비찜의 매력에 한식에 관심 있는 외국인 수강생들 사이에서도 갈비찜은 큰 인기와 관심을 받는다. 외국인 수강생이라고 해서 약소하게 수업하지 않는다. 우리 한국인 수강생들과 똑같이, 동일한 절차와 시간을 거쳐 한식을 제대로 배워가신다. ..마, 이게 K-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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