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내 개가 간암에 걸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너는 곧 18살, 사람 나이로 100세가 다 되었다.
지금 떠난다고 해도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을 나이었다.
나는 언제든 너를 보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이 자꾸 갈 길을 잃는다.
그래도 호상이라며 잔잔하다가 왜 불쌍한 아이가 이런 일을 겪냐며 억울함에 몸서리친다.
평온하지 않은 내 마음이 꼭 처음 너를 데려오던 날 같다.
그때도 나는 이렇게 갈피를 못 잡았어.
6년 전 무더운 여름, 너의 주인은 걷지 못하게 된 너를 동물병원에 버렸다.
"알아서 처리"해달라는 말과 함께.
나는 네가 버려지는 순간을 원치 않게 봐버렸다.
그리고 며칠 후 네가 내 품에 안겨있었다.
5kg의 책임질 너를 안고 나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더위를 먹어 헛된 짓을 한 걸까 여러 차례 발길을 멈췄다 돌아섰다.
감각이 없는 네 뒷다리는 내 걸음에 맞춰 흔들거렸고
너는 늘어진 빨래처럼 내게 기대어 있었어.
너는 자꾸 내 품에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짭짤할 땀을 자꾸 핥았다.
혼란스러운 나와 달리 너는 나를 완벽하게 믿고 있었다.
길을 걷다 멈추어 널 바라보면 언제나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뜨거운 햇빛 때문인지 네가 정말 나를 반짝이며 쳐다보는 건지….
나는 반짝이는 네 눈에 홀려 병원으로 돌아가던 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반짝이는 네 덕분에 나는 6년을 너와 행복했다.
간암 판정을 받은 날도 너는 내 품에 안겨 나를 쳐다보았다.
온전히 내게 네 몸을 기대고.
네가 간암에 걸린 후, 우리의 하루는 빼곡하게 움직인다.
너에게 4시간마다 밥을 먹이고, 대소변을 도와주고
하루에 2번 피하 수액을 놔주면
하루는 금방 지나갔다.
정신없는 하루에 내가 받는 위로는 너에게 쓰는 편지 한 통.
어느 날은 한 글자도 못 쓰도록 마음이 아프고 불안하고
어느 날은 여러 장이 넘어가도록 빼곡하게 너와 함께한 추억을 쓰며 웃는다.
나는 너를 보낸 후 울기로 했다.
나는 우리의 이별을 행복하게 맞이하고 싶어.
그래서 상상했어.
너는 해외 공연을 앞둔 유명한 스타 "미남이"
나는 너를 기다리는 팬클럽 회장.
먼 미국으로, 먼 유럽으로 공연을 가는 나만의 스타에게 보내는 팬레터처럼.
그리고 네가 비행기에 몸을 실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