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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an Jan 19. 2024

울기도 하고, 걸어 다니는 물고기가 있다?

성대 이야기

안녕하세요 토와의 조영재입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나 생선을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잡어로 취급받는 생선이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성대인데요, 추운 계절인 12월부터 3월까지 맛이 좋습니다. 일본에서는 ほうぼう(호우보우)라고 불리는데,  고급 생선으로 대접을 받는 생선입니다.


'성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신체의 일부인 성대가 생각나는데요, 이름에 걸맞게 정말로 소리를 냅니다. 물 밖으로 잡혀 나와 산소가 부족해지면 부레를 압축시켜 소리를 내며, 해가 질 무렵 바닷속에서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즐겨 먹는 생선 중 하나인데 영어로는 'Bluefin sea robin', 유럽에서는 'Grodin'이라고 불리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는 새와 짐승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단어들입니다. 영어 이름을 보면 '파란 날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로 파란 날개와 같은 지느러미도 볼 수 있습니다.


머리 쪽을 보면 다리인가? 싶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성대는 모래나 갯벌지대에서 서식을 하는데요, 주로 바닥에 붙어서 다닙니다. 사진 속 다리처럼 생긴 것은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먹기를 감지하는 데 사용하는 가슴지느러미의 뼈로 '연조'라고 불리는 부위입니다.


머리가 몸에 비해 크다 보니, 요리사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수율’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잡어 취급을 받으며 선택받지 못하다 보니 우리도 일상에서 접하기가 어려운 생선입니다. 일본에서는 고급 어종으로 분류되기도 하며, 추운 겨울에 특히나 살 맛이 달고 단단해 회로 먹으면 좋습니다. 성대는 특히 국물을 냈을 때 감칠맛과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이에 유럽에서는 해산물 스튜인 ‘부야베스(bouillabaisse)‘에도 들어갑니다. 흰 살 생선에 비해 지방이 있는 편이라 성대가 많이 나오는 지역에서는 건조해서 구워 먹기도 합니다.


여유로운 주말, 이른 시간에 수산시장을 찾아가 성대 몇 마리를 들고 와서 겨울 제철 생선 맛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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