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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유로운 나를 찾아서, 인정 욕구를 버리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기대받으며 자라왔다. 부모님의 칭찬, 선생님의 인정, 친구들의 호의, 사회의 요구까지. 마치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인 것처럼 교육받고 훈련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잃고, 진정한 나의 감정과 욕구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충실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나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우리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가는 동안, 정작 나 자신에게는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특히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며 깨달았다. 아들러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인의 기대와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토록 타인의 기대에 매달릴까? 그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인정 욕구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을 맞춰가는 습관이 길러지면, 성장한 후에도 이러한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 역시 성장 과정에서의 결핍으로 인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좋은 이상을 주기 위해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갖게 되었고 늘 나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며 살아왔다.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게 되면 그들이 나를 미워하게 되거나 관계가 단절될 것을 지나치게 걱정하며 힘든 요구임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늘 예스맨을 자처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소홀히 하며 나의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며 살아오다 보니 어느 순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인정이 아닌 무기력과 자기 상실감이었다.      

  대학원 첫 학기 때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한 친구가 나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묻는데,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가슴이 답답해 왔다. ‘어?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지?’ 아무리 떠올리려고 애를 써도 머리는 더 하얘지기만 했다. 그동안 늘 남에게 맞추는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 번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경험을 통해서 나는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고 2년 6개월의 상담 심리 공부를 통해서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남을 돕기 위해 선택한 상담 대학원이었지만 나의 무의식이 나를 치료하기 위해 그곳으로 나를 이끈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자기실현'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기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충실히 따르는 삶을 말한다. 나 자신의 내면을 무시한 채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한 삶은 결국 내면의 불행을 낳는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삶은 결국 끝없는 요구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이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소모적인 일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사람들이 더 높은 스트레스와 불안, 심지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는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과 거리가 먼 삶이다. 이러한 심리적 압박은 결국 자신의 자아 존중감을 낮추고, 내면의 혼란을 야기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만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들러는 '용기의 심리학'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나는 아들러의 이 말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깨달았다. 타인의 기대를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용기는 나 자신을 더 자유롭게 만들고,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어 주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의 감정, 나의 욕구, 나의 가치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나를 행복한 삶으로 이끌 수 있다. 이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멈추고 나 자신을 존중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렵더라도,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자.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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