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누군가를 살린다.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높은 연봉? 좋은 복지? 화려한 회사 타이틀?
순간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한 채 오직 스카이를 가기 위한 입시위주의 외길로 달려가고 있다. 부모들 또한 내 아이가 좋은 학교를 나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노년에 자신의 자랑거리가 되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일은 종종 '성과'와 '능력'으로 평가된다. '어떤 일을 하느냐', '어떤 직장에 다니느냐'가 '어떤 사람인가'를 결정짓는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 못하면 무능력한 인간처럼 여겨지고,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서도 승진을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이렇게 왜곡된 일의 의미는 우리에게 자신감을 잃게 하고 끝없이 지치게 한다.
아들러는 일을 3가지 인생과제(일, 사랑, 사회) 중 하나로 보았다. '일'을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거나 개인의 성취를 위한 활동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보았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우리는 고립되어 살 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한다.
아들러가 말한 일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일은 사회적 기여의 수단이다.
우리는 일을 통해 타인에게 도움이 될 때,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고 내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 일은 타인과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자 기여의 수단이다.
두 번째로 일은 협력의 실천이다.
일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장이다. 인간은 협동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아들러는 인간 심리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회적 관심을 보았다. 아들러가 말한 사회적 유용형은 자신의 능력을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고, 타인과 협력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 번째로 일은 자아실현과 성장의 기회다.
일은 나의 능력과 잠재력을 발휘하고 단순한 성과나 보상만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통로다.
아들러는 일을 통해서 세상과 연결되고, 삶의 의미를 창조한다고 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수고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 역시, 누군가의 삶에 기여하는 존재다.
아들러는 기여와 협동을 강조했다. 일은 곧 사회를 향한 나의 작은 기여다.
환경미화원 덕분에 우리는 매일 아침 깨끗한 환경을 마주할 수 있고 엘리베이터 관리자의 수고가 있기에 하루를 편하게 시작할 수 있으며 버스 운전기사가 있기에 학교로, 회사로, 병원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수고는 지친 사람에게 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기쁨이 되기도 한다.
생산적인 일 외에도 가정 주부가 집에서 하는 수고도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른 아침 가족들의 아침을 챙기고 집안을 청소하며 아이를 돌보는 일, 그리고 장을 보는 일도 모두 다 일이다. 엄마의 수고로 남편과 자녀들이 집에서 온전하게 쉴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내가 하는 일이 거창하지 않아도, 남들 보기에 하찮게 여겨진다고 해도 당신은 그 일을 통해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있고 이 사회에서 협력하며 살고 있다.
우리 모두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했으면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모두가 가는 넓은 길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한다면,
그 일은 충분히 가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