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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온전히 2.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가장 큰 깨달음: 사랑(Love)


성장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지식이 늘고 능력이 확장되는 성장만이 아니라, 내면이 깊어지고 관계가 성숙해지는 성장 말이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위해 존재한다 — 먼저 사랑할 때, 비로소 사랑받을 수 있다.'


사랑, 너무 진부하고 평범한 말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겪은 상처와 외로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던 선택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가장 근본적인 성장의 방식이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베풀 때 더 가치가 크다. 받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베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진정한 관계는 한쪽이 계속 받기만 하는 형태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그것은 어쩌면 그 사랑은 모든 부모가 자녀를 향한 사랑에 국한되는 경우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기여할 때 비로소 오래 지속된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따뜻한 마음가짐, 먼저 다가가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존중하는 마음. 이 세 가지가 모일 때, 사랑은 비로소 성장하고 깊어진다.


우리 사회는 일찍부터 비교를 강요한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통해 등급을 매기고, 그 성적으로 한 인간의 능력은 등급 매겨진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평가와 점수로 자신을 판단하게 된다.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그런 구조 속에서는 남의 색깔로 나답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남이 나보다 더 잘한다고 해서 내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속도와 방향은 나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실패와 좌절을 온전히 견뎌내는 순간들을 통해 더 단단해져 가고 참된 나를 찾아갈 수 있다. 경쟁과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나만의 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혼자가 아니다. 가정에서의 온전한 보살핌을 통해서 비로소 학교라는 첫 사회생활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만들어 준 옷을 입고 누군가가 만들어 준 신발을 신고 누군가가 만들어 준 가방을 메고 그 누군가의 첫 단추가 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라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학교는 우리가 처음 만나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는 혼자서는 온전히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서로 돕고 사랑할 때 행복할 수 있다. 성적으로 점수를 매기기 전에 우리 모두는 다 소중한 존재이고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아들러는 가정 속에서의 이 초기 5년의 경험이 그 사람이 평생 살아갈 생활양식으로 결정된다고 했다. 이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신을 이해하는 태도,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고유한 패턴'을 의미한다. 그 5년의 시간을 통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세상은 어떤 곳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인생 신념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즉, 이 5년의 시간을 통해 성격, 대인관계 패턴, 인생과제에 대한 태도가 결정되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했다.


'나는 소중한 존재야.'라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써 존중받는 경험, 잘했을 때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느려도, 실수해도 있는 그대로 괜찮은 존재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 경험은 아이에게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기본적인 자기 존중감을 형성하게 한다.


일관된 양육 방식과 예측 가능한 환경은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만들어 준다. 부모가 약속을 지키고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으며,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줄 때 아이의 마음속에는 세상은 안전하고 믿을 만한 것이라는 온전한 신뢰가 형성하게 한다. 이 신뢰감은 나중에 타인을 믿고 관계를 맺는 능력의 뿌리가 된다.


칭찬이 결과 중심이라면, 격려는 과정 중심이다. 실패에도 격려받을 수 있는 환경은 자기 효능감을 길러준다. 그리고 그 자기 효능감은,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수 있는 내면의 힘, 즉 아들러가 말한 ‘용기의 근원’이 된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온전히 받기만 하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 조건 없이 사랑받는 경험은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야'라는 가장 근원적인 신념을 심어준다. 그 믿음이 자라서, 세상과 타인을 신뢰하고 사랑받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우리는 가족, 친구, 학교, 인간관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혼자서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서로 기대고 돕고 사랑할 때 우리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사랑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기초적인 소양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이 여길 수 있는 마음, 어쩌면 사랑은 삶의 가장 근본적인 언어다.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일이야말로, 내가 이 땅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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