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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Feb 26. 2024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by 버지니아 사티어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생 이잖아~
요즈음은 학교 가기 전에 준비할 건 해야 돼~
유튜브 보면 잘 나와 있어 한번 봐바~


우연히 직장 동료와 아이 이야기를 하다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를 간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조언해 주었다.

이제 곧 예비 학부모가 된다는 사실도 아직 믿기 어려운데 엄마의 새로운 할 일은 더욱 낯설기만 하다. 


아직은 학습과 놀이의 경계에 머무른 아이를 학습의 방향 쪽으로 세우고 싶지 않았는데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F 엄마인지라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이를 기르고 있지만 늘 새롭다.

이제 좀 아이에 대해 안다 싶으면 한 뼘 커진 키만큼 변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보다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자녀의 양육이 아닐까 싶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녀의 양육에 관한 책을 읽은 지가 한참 전이다. 아이 책은 부지런히 골랐지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책을 살피는데 소홀했다. 육아는 실전그저 몸으로 부딪치다 보니 어느덧 7년 차 워킹맘이 되어있었다.

<책 이미지>

우연히 책 제목이 눈에 띄어 이 책을 구매했다.

요즈음 부쩍 자기주장이 강해져 엄마와 사소한 말씨름을 하곤 했던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바깥세상의 지식들엔 그리도 목말라하면서 가장 가깝고 중요한 세상인 가정 안에 필요한 지식들에는 크게 관심 갖지 않다.


사실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기르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방법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것, 아이가 사회에 나가기 전 가정에서 길러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양인 자존감이 무엇인지 알고, 기르고, 지키는 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다.


결국 아이를 잘 기른다는 것은 아이 혼자만의 변화라기보다 이 아이를 둘러싼 가족 구성원 모두의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한테만 자존감을 이야기하고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자존감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한 방법론을 찾았는데 뜻밖에 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상태도 한번 되짚어 보게 되어 나름 더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과연 세계적인 가족심리학자인 저자답게 책을 읽는데도 마치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가족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상황들을 역할극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기도 한다. 아이의 양육부터 부부의 결혼 그리고 소통을 통한 관계의 지속, 아이의 청소년기를 가족이 다 함께 극복하고, 마지막에 노년 그리고 죽음을 긍정적으로 맞이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까지. 비단 양육을 넘어서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가 겪는 전 생애를 다루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결국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필요한 건 아이의 자존감이며, 이 아이의 건강한 자존감을 위해 필요한 것 역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불변의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기를 수 있고 변할 수 있 태도라는 점에서 무언의 희망을 보았다.


지금 가족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다면 여러 방면에서 가족의 상태를 재점검해보고 그 과정을 계속 올바른 방향으로 고쳐나간다면 가정의 행복과 더불어 이 작고 소중한 사회에서 우리 아이의 자존감 역시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것이 앞서 고민한 학습에의 준비보다 우선이며 진정한 전인학습이 아닐까 싶다.


가정은 기업과도 같다.


기업의 프로세스처럼 가정 역시 저절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기업 경영처럼 그 과정을 잘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떠오른다.


커가는 아이를 보며 나이 들어가는 우리를 보면서 종종 꺼내어 봐야지 하고 마음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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