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정과 결혼이 쉽지 않은 이유

‘세상에 이런 일이’ 찍어도 될 이야기

by 동동몬

앞선 이야기


이 글은 브런치 1위를 했던 브런치북 '10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의 여자 주인공 '그녀'의 입장과 생각을 쓴 내용입니다. '그녀'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여 옮겨 썼습니다.


부모님께 마이너스 100점이었던 오궁은 부모님을 뵙고 난 후 +100점이 되었다.


부모님은 처음 본 그를 꽤나 마음에 들어 하셨고 상황이 역전됐다.

부정적이었던 부모님의 말투도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그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아빠는 왠지 신나 보였다. 그와 따로 만나 술 한잔 하기도 하고 집으로 초대하여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셨다. 원래 아빠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것에 너무 좋아하셨다.


이제는 내 차례였다, 내가 그의 부모님을 만날 차례다.

그의 부모님은 오래전 이혼했고 아버님은 재혼했기에 상황이 조금 복잡했다. 오궁과 아버님은 그가 서른 살이었던 어느 날


너의 엄마를 네 결혼식에 못 오게 할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한 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 오궁은 늘 나에게


오래전부터 나의 결혼식에 부모님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


라며 걱정했다.

그는 지인의 결혼식에서 신랑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 매번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랬기에 아버님의 그런 발언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아버님도 입장이 있겠지만 그는 어머니가 자신의 결혼식에 못 온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나는 우선 어머님을 먼저 뵈었다.

다행히 어머님은 나를 좋아하셨고 첫 만남 이후 카톡으로 연락도 하고 가까이 지냈다. 오궁은 아버님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어머님과의 상견례를 먼저 추진했다. 부모님도 그가 이혼가정임을 이해하고 배려하셨기에 아버님 따로 어머님 따로 만나 상견례를 하는 것에 불편해하지는 않으셨다.


오궁은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아버님의 성격이 워낙 완고하여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이 일로 오궁은 굉장히 힘들어했다. 어느 날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던 그는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갑자기 아버지와 함께 날 만나러 온다고 했고 나는 급히 준비해 아버님을 뵈었다. 그리고 그다음 주 바로 양가 상견례를 했다.


결혼 날짜는 오궁이 해외 본사로 돌아가야 되는 그 시기쯤으로 하여 그의 어머님과 나의 부모님이 정했는데 아버님은 이 날짜를 바꾸고 싶어 하셨다. 물론 아버님이 배제된 상황에서 정한 것은 아버님이 섭섭해할 문제지만 오궁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해외 본사로 돌아가야 했고 나와 결혼을 하고 가고 싶어 하는 상황인데 아버지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시간이 계속 흐르기 전에 빨리 정해야 했다. 아버님은 오궁과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나와의 만남 조차 하지 않으려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입장에서는 먼저 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아버님은 아빠와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어머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어머님이 오지 않는 것이 맞고 그것에 대해 오궁이 설득이 안되니 예비 장인어른이 직접 설득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빠 입장에서는 이것을 왜 예비 장인어른 인 나에게 이야기 하나 싶었다. 집안의 치부였고 결코 오궁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의 집안일에 아빠가 간섭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아빠는 오궁에게 어머니를 설득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중간에서 아빠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했고 이에 대해 오궁은 계속 아버지를 찾아가 설득했지만 완고하셨다. 그 뒤로도 아버님은 아빠를 두 번 정도 더 만났다. 처음엔 예비 사돈의 만남 정도로 생각하고 만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어머님에 대한 험담, 오궁 외갓집에 대한 험담 그리고 오궁의 험담까지 그 강도가 점점 강해졌다.


이에 아빠는 스트레스가 쌓여갔고 이는 엄마에게로 이어졌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들의 문제를 아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며 우리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나는 그의 집안 문제로 인해 우리 가족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이 결혼이 맞나 하는 의구심 마저 들었다. 다 싫어졌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가족이 상대의 가족 일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왜 이혼가정에서 자란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으면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아버님이 아빠에게 하는 이야기와 오궁이 나에게 하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모로 달랐다.

아버님과 아빠와 나눈 이야기에 대해 오궁에게 물어보면 오궁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분명 둘 중 한 사람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아빠가 아버님을 만나고 와서 오궁에게


자네가 어머니를 꼭 결혼식에 오길 원하고
나도 자네 친어머니가 오시는 게 맞다고 생각하네.
어쨌든 아버지를 만나 두 분이 다 오실 수 있도록 아버지를 뵙고
기분 좋게 이야기를 좀 나누고 오는 건 어떻겠나?

라고 이야기 했고 (오궁은 아빠의 말씀을 항상 존중했다) 오궁은 아버지에게 전화해 다음날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다음날 아버님과 같이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 나도 함께 갔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버님은 오궁에게


그래, 그래서 결혼식에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아직 생각 중입니다.


그럼 너는 오늘 나를 만나러 온 이유가 없다!


라며 버럭 화를 내시더니 식당에서 나가버리셨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빠에게 들은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아버님은 오궁이 어머님을 결혼식에 안 오게 하겠다고 결정을 하고 그 이야기를 하려고 만나러 온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궁은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고 아빠도 오궁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친어머니가 살아계시는데 또 본인이 그렇게 어머니가 결혼식에 오길 원하는데 예비 장인어른이 그것을 반대할 이유도 없다. (사실 이 일에 개입할 이유도 없다.)


지금까지 오궁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와 아빠로부터 들은 아버님의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긴가민가 했는데 직접 그 상황을 겪고 나니 오궁의 말이 모두 맞았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이 대화를 녹음해서 부모님께 들려줘야 부모님도 오궁에 대한 믿음이 확고할 거라고 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아버님과의 이야기를 하고 난 후 부모님도 긴가민가 하셨다)


아버님으로 인해 결혼식에 대한 문제로 우리 가족과 오궁이 힘들어하게 되자, 아빠는 결혼식을 두 번 하자는 제안까지 했지만 아버님은 그럼 날짜를 바꿔 자신 먼저 하겠다고 했고 오궁은 결사 반대했다. 이 일로 아버님은 아빠에게 오궁에 대한 험담을 했고 오궁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오궁은 우리 집에 찾아와 부모님께 사과하고 아버지의 이런 행태에 분노하며 이제는 참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그는 아버지를 만나서 설득하려고 했지만 화를 낸 적은 없었다)


내가 보아도 예비 장인어른에게 자식 험담을 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결혼을 안 시키겠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결혼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전처를 결혼식에 못 오게 하기 위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정말 모든 이들이 한 사람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는 통화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통화가 끝난 후 아버님은 아빠에게 전화를 했고 막말을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예비 사돈에게 무례한 행동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오궁은 당장 부모님을 찾아왔다.


죄송합니다.
저의 집안 일로 이렇게까지 두 분께 폐를 끼치게 되어서...


그러자 아빠가 이야기했다.


자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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