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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Oct 10. 2023

아이 앞에서 분노조절 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버럭!!!

육아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해외에서 일하다 가끔 한국에 돌아오면 친한 친구집에 가서 술도 한잔 마시고 잠도 자곤 했었다.

그 친구는 두세 살 정도 된 아이가 있었는데 와이프는 전업주부였고 친구는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서울까지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새벽 5시에 나가 밤 8시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 친구가 집에 와서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걸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나는 의아했다. 


너는 아침 일찍 나가서 일하고 밤에 돌아와서 또 집안 일하냐?
너네 와이프는 집에서 애만 보는데 왜 그걸 네가 다하냐??


비교적 삐딱하게 이야기하는 나의 질문에 친구는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하루에 두 시간만 애를 봐도 화가 나는데 와이프는 하루종일 애 보잖아.
애 보는 것보다 집안 일 하는 게 훨씬 낫다.


친구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전업주부라 모든 집안일을 어머니가 했고 아버지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육아는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그가 일하고 집에 와서 까지 집안 일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땐 내가 미혼이었다.


훗날 결혼하여 아내가 출산했고 나는 퇴사하고 가족과 함께 1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그 친구의 말을 절실히 이해했다. 


애 보는 것보다 집안 일 하는 게 훨씬 낫다.


아이는 점점 커가고 걷게 되고 이제는 뛰어다닌다. 

이제 두 돌이 다 되어 가는 아이는 점점 자신의 고집이 생기고 생떼를 부리기 시작한다. 이제야 그 친구가 '두 시간만 애를 봐도 화가 난다'라는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가 하는 행동 중에 나와 아내가 가장 크게 혼내는 것이 있다면 어떤 행동에 제재를 가했을 때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위이다. 이런 행위는 좋지 않은 행위다 보니 항상 다그치는데 아무리 다그쳐도 아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아내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릴 때 그랬다.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곤 했다. 그것이 나쁜 걸 알기에 나는 아이가 그런 행위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더 크게 혼내기도 한다. 내가 혼내는 방식은 평소와는 다른 엄한 목소리, 눈빛 그리고 엄숙한 분위기 정도다. 거거에 단호한 말투까지. 아무리 화가 나도 나는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인 편이라 소리를 지르고 크게 야단을 치면 주눅이 들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자꾸 던지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하지 말라고(특히 위험한 일) 하는 것을 더 하기도 해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런 난감함은 조금씩 화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그런 행동을 나쁘다고 알려주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는 여전히 그 행동을 한다. 아직 아이는 말을 못 하기 때문에 자신이 화가 난다는 걸 행동으로 표현하려나 싶기도 해서 내버려 두려고 해도 아무리 봐도 좋은 행동은 아니니 제재를 가 할 수밖에 없다.


나는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지라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고 화가 많은 아버지라 화가 나면 아주 큰 소리로 혼난 적도 많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가 되면 아이에게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가 보고 자란 아버지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다 보니 나 또한 자꾸 그렇게 될까 싶어 걱정이 되는 요즘이다.


아내의 말로는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는 꽤 점잖은 편이라고 한다.

적어도 드러눕지는 않는다며 말이다. 그러나 주변에 비교 대상이 없는 나로선 내 아이의 행동만 보다 보니 그것이 좋지 않아 보이고 나의 단점을 닮을까 싶어 걱정이 많이 된다.


나도 육아를 하기 전에 길거리에서 아이에게 큰소리치며 혼내는 부모를 보면 애한테 왜 저러나 싶었는데 요즘은 이해가 된다. 나는 아직 그러진 않지만 곧 그렇게 될 것 같기도 한 걱정이 된다.


육아를 하면서 화가 나는 일이 참 많다.

육아하기 전에는 아내와 다툼이 없었는데 육아를 하게 되면서 아내와 다툼도 생기고 화를 내는 걸 본 적 없는 아내는 육아를 하면서 화가 많아졌다. 그런데 내가 아이와 2시간 이상 있어보니 아내는 참을성이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저녁 아내에게 오늘도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이야기해 준다. 


육아 고수님들, 육아를 하면서 아이가 말을 안 듣거나 아이에게 화가 날 일이 있으면 어떻게 했는지 꿀팁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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