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는 새처럼 훨훨 날고 싶었다.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날아오르는 상상을 했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출렁이면 정말 나는 것 같았다.
모과는 넓고 두터운 이파리들이 날개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가지에서 떨어져 자유로워지기 위해
모과는 매일 눈썹을 치켜뜨거나
이마를 찡긋거리거나
정수리를 움찔움찔거렸다.
모과에게 그것은 날기 위한 날갯짓과 같았다.
날고 싶은 열망이 차오를수록
모과가 품고 있는 씨들도 함께 커졌다.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할 때면 씨들은 꿈틀댔고, 모과는 짜릿했다.
그리고 마침내,
평소처럼 모과가 이마를 한껏 찌푸려보았을 때
모과는 가지에서 떨어져 나왔다.
모과에게 드디어 꼭지가 생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