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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날 Oct 07. 2024

걷어 차인 모과

그때 모과는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터벅터벅. 그 사람은 말하고 있었다.


“엄마, 나 떨어졌어........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또 떨어졌어....

속상해.. 마지막 홀드를 남기고 미끄러지다니 정말 아쉬워..”


“다음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더 노력하지? 포기해야 할까? … (중략) … 알지.. 믿어줘서 고마워 엄마...."


아이는 전화를 끊고 한숨을 푹- 쉬었다.

오늘 있었던 스포츠 클라이밍 대표선수 선발전을 아이는 오랫동안 준비했다. 노력을 많이 한 만큼 실망이 크고 아프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도전이었다. '에잇! 왜 하필 거기서 손가락에 힘이 풀린 거야?!' 아이는 속상한 마음을 온발에 담아서 길에 놓인 것을 뻥 찼다.





'어디 두고 봐라. 내가 기필코 해낸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풀 죽어있더니, 아이가 어느새 주먹을 불끈 쥐며 의지를 다지는 모습에서 모과는 자신이 고민하던 것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개미의 말에 수긍을 하면서도 못내 허전했던 이유 말이다.


오잉? 나 섰네?!


모과는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날고 싶었던 시절, 날기 위해 노력했던 시절, 땅에 떨어져서 좌절하는 자신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그럴 수록 모과는 아까 그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해준 말이 궁금해졌다. 엄마가 무슨 말을 해줬길래 아이가 다시 의지를 다지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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