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날 Oct 09. 2024

텅 빈 씨주머니

"모과야, 네 씨주머니는 하나가 아니야.

너는 씨주머니를 다섯 개 가지고 있는데, 주머니마다 씨앗이 아주 많이 들어있단다. 그 안에는 이미 커다래진 씨앗도 있고, 이제 만들어져서 아주 작은 씨앗들도 있어.


그중 '날고 싶은 씨앗'이 얼마 전에 너에게 말을 걸었지만, 네가 답을 하지 않았지.. 그렇게 응답을 받지 못하는 씨앗은 주머니에서 사라지게 된단다. 씨앗이 자꾸 사라진다면 씨주머니는 텅 비게 되고.. “



누구일까..?

누가 나에게 말해주는 걸까?

모과는 궁금했다. 그리고 마음이 슬프기도 하고, 안정감도 느껴졌다. '날고 싶은 씨앗'이 사라졌다는 말에 슬펐고, 그 슬픔을 만나서 오히려 마음이 잠잠해졌다. 만약 자신이 슬프다는 사실을 모른 채 씨앗들이 계속 사라져 갔다면, 모과는 속이 휑해서 불안하기만 했을 게 분명했다.


"누구세요?"

모과는 목소리를 다시 찾았다.


"나는 너의 큰 씨주머니야. 다섯 개의 씨주머니와 씨앗들을 보살피고 있지. ‘날고 싶은 씨앗‘이 있던, 지금은 텅 비어버린 씨주머니는 ‘네가 바라는 것을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이야.”

씨주머니는 답하며, 남아있는 씨들을 꼭 안아주었다.


”그럼 다른 주머니들은요? “

씨주머니가 다섯 개라는 말이 떠올라서, 모과는 나머지 주머니들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이전 05화 걷어 차인 모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