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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날 Oct 14. 2024

별거 아닌 모과

씨주머니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던 모과는 누군가 다가와서 자신을 집어들 때서야 정신이 들었다.

모과를 집어든 사람은 모과를 슬쩍 보더니 관심 없다는 듯이 다시 던져버렸다. 휙~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었지만, 그 사람의 말이 모과에게는 천둥소리처럼 남아서 울렸다.  

별.거.아.니.잖.아......?


처음 듣는 말이었다.

분명히 하늘의 별과 달과 태양, 그리고 모과를 키워준 나무와 땅은 모과에게 '너는 특별해'라고 했다. 하지만 별게 아니라서 던져지고 땅에 처박히다니, 모과는 자신이 정말 별게 아닌 것만 같았다.

이게 뭐람.....



특별하지만 별게 아닌 모과는 온통 뒤죽박죽이 된 듯 어지러웠다.


새처럼 훨훨 날고 싶었을 뿐인데, 그 때문에 이제 땅에 머리를 꽂고 세상을 거꾸로 봐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 너무 가혹하다고 여겨졌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게 속상했다.

내가 예상하고 바랬던 '특별함'은 이런 게 아닌데…


"너는 특별해"

모과의 두 번째 씨주머니에 담긴 씨들이 꿈틀꿈틀거리며, 웅성웅성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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