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씨 삼총사는 누가 모과의 씨가 아니랄까 봐, 하나같이 생김도 들쭉 날쭉하고, 색도 시커머죽죽하다. 뭐 하나에서라도 눈에 띄지 않고 어찌 보면 못나기까지 한 모과씨지만, 모과에게는 삼총사가 귀엽기만 했다.
모과는 흡족한 마음으로 한동안 삼총사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평온함이었다. 모과씨 삼총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닥불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것이 좋아서, 입에서 살살 녹는 디저트를 만드는 빠띠쉐가 되겠다는 씨앗의 이야기. 보드 타는 게 좋아서, 세계 보드 대회에 나가서 기량을 뽐내는 선수가 되겠다는 씨앗의 이야기.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게 좋아서,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겠다는 씨앗의 이야기.
모과는 씨앗 삼총사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설레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그러다 보니, 날고 싶어 하던 자신의 모습도 다시 떠올랐다. “꿈을 꾼다는 것은 못난 게 아니야”
그 순간 모과의 세 번째 씨주머니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 주머니는 ‘자신의 재미와 흥미를 존중하는 마음’이었다. 동시에 네 번째 씨주머니도 밀리지 않겠다는 듯이 크기를 키웠다. 모과는 두 씨주머니의 팽팽한 갈등을 느꼈다. 두근두근 달그닥 달그닥. 마음에서 불편한 소리가 났다.
모과는 자신이 재미있고 흥미로워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자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인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자신의 네 번째 마음에 다가가야할지 알 수가 없어서 난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