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_테오의 13일
작가: 로렌차 젠틸레
옮김: 천지은
3월 21일에 완독 한 책이다. 4시간 만에 다 읽은 책이다. 222쪽, 두껍지 않은 작은 책이고 이탈리아 소설이다.
소설은 테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테오는 8살의 아이다.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어른들의 세상은 많이 불안하다. 부모는 늘 싸웠고, 누나는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 테오는 화목한 가족을 원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는지는 모르고 있다.
그러다가 <나폴레옹의 모험>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책에서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을 만나게 되면서 나폴레옹은 가족을 위한 싸움에서도 승리의 답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테오는 나폴레옹을 만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이미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오는 이미 죽은 그를 만나기 위해, 또 사랑하는 가족을 '구원'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 길을 탐색한다. 끝내,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아서라도 가족을 위한 전투에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한다.
결말은 어떻게 됐을까요? (스포 노노~~)
이 책은 어른들에게 선물하는 동화와도 같은 책이다. 테오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자신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심지어 거지에게. 그 수많은 질문들은 우리도 한 번쯤은 비슷하게 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지속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가 존재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아직 동심이 살아 있고 8살 테오의 질문에 답할 용기가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를 기록해 본다.
(8살 테오의 질문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았던 질문들을 따로 정리해 봅니다. 그리고 초록색 글씨는 저의 소소한 생각을 답해본 것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뭐지?
▶ 테오의 답: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행복한 가족. 이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바라는 것이다.
▶ 나의 답: 수많은 좋은 경험들.
▶ 그대의 답: ?
천국은 어떤 곳일까?
▶ 나의 답: 엄청 푹신푹신한 솜사탕 위에 있는 흰색 바탕의 컬러풀한 세계. 거기에서 '사람'들은 의식(생각)으로 대화하고,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엄청 재미있고 좋은 곳.
▶ 그대의 답: ?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은 정확히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거지?
▶ 나의 답: 이를 구분하는 100% 완벽한 기준은 없다. 모든 상황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 세상에서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통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 그대의 답: ?
만약에 엄마가 오늘 돌아가신다면 아빠는 어떻게 할 거예요?
(당신이 아빠라면)
▶ 나의 답: 엄청 슬퍼할 것이다. 아마 온 세상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분 또한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일어나서 살아갈 것이다. 너희(아이)들이 있고, 아직 엄마 없이 경험할 수 있는 다른 경험들도 많다. 엄마를 외롭지 않게 잘 보내드리고, 평생 기억할 것이다.
▶ 그대의 답: ?
나폴레옹은 어디에 있나요?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죠?
▶ 나의 답: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육체)은 이 현실 세상에는 없다. 우리와 다른 시공간에 살아계신다. (시공간이 뭐예요?라는 질문이 예상되군요) 하지만 우리는 나폴레옹의 스토리와 정신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다. 그것은 육체보다 더 큰 가치와 의미가 있는 일 일수 있다.
▶ 그대의 답:?
엄마,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돼요?
▶ 나의 답: 사람은 죽으면 육체가 사라지고, 의식(정신)만 남는다. 그 의식들은 수많은 시공간을 돌아다니며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대신 아직 살아있는 사람은 그것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죽은 사람이 그립다. 그런 그리움과 기억 속에서 우리는 죽어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 그대의 답: ?
지식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지식을 쌓아야 할까?
▶ 나의 답: 지식은 과일처럼 좋아 보이는 것을 골라 쌓을 이유는 없다. 모든 경험은 가치 있듯이, 모든 지식은 쌓아두면 언젠간 어떤 식으로든 빛을 볼 것이다. 대신 '지식'은 너무 많기 때문에, 우선 우리가 쌓고 싶어 하는 지식을 쌓고, 꼭 써먹도록 기회를 만들면 좋다. (그게 몸으로 익히는 지식이든, 머리로 배우는 지식이든 말이다.)
▶ 그대의 답: ?
넌 죽는 게 뭐라고 생각해?
▶ 나의 답: 죽는다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육체가 살아지는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슬퍼할 것이다. 살아있는 우리(육체)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세상'과 함께 했던 시간, 추억,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 그대의 답: ?
만약에 나폴레옹이 천국에 갔다면 우리는 어떻게 들어가요?
▶ 나의 답: 천국에 들어가는 문이 어디에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러니 천국을 가기 위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애써 어떤 '좋은' 행위를 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에게 부끄럼 없는, 스스로가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면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
▶ 그대의 답: ?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나의 답: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일이다. 매일 지나가던 길에서 사고로 맞이할 수도 있고, 육체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오래오래 살다가 포근하게 맞이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아무리 걱정하고 맞이하기 싫어도 우리가 피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을 잘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되었다. 내일 갑자기 맞이하게 돼도 후회나 아쉬움이 덜 하도록 말이다.
▶ 그대의 답: ?
그럼 비결이 뭐예요? 이기는 비결 말이에요.
▶ 책에서: 비결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너무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 나의 답: 굳이 이겨야 한다면, 이겨내야 하는 '상대'를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을 이김으로써 내가 성장하고 성취감과 행복감이 생길지, 아니면 어떤 '나 자신'을 이김으로써 더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일지 잘 찾아내는 것 말이다. 어떤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것 역시 그 상황 속에 놓인 어떤 '나 자신'을 깨워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
▶ 그대의 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