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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몌 May 17. 2024

원하는 색깔을 골라, 서면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깝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더 가깝다, 출근길이나 퇴근길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탓에 각오를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밌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모처럼 서면역에 내렸다. 백화점 앞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넓은 교차로와 함께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는 차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하철을 타고 온 나도 그 사람들 틈에 섞여 걷기 시작한다. 둔탁한 느낌의 도로를 벗 삼아 발을 총총총 옮기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경쾌하다.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좀 더 걸으면 서면의 메인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된다. 크고 작은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맛집이나 카페, 쇼핑 등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온 거리가 가득 찬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발을 맞출 수 있게 된다. 늘 가던 곳인데도 새삼스럽게 주위를 두리번거려 본다. 



큰길을 건너 안쪽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서면의 이런저런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답게 그날 하루를 서면에서 보낼 방법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할 의지만 있으면 웬만한 것은 다 할 수 있다. 식사, 디저트, 다양한 액티비티, 없는 게 없다. 유일하게 부족한 것은 놀 시간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서면에서 조금 더 걸으면 전포 카페거리에도 갈 수 있다. 카페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샵이나 가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흔히 말하는 SNS 감성을 찾아볼 수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전포를 찾아온다. 사실상, SNS 업로드를 목적으로 이런저런 장소에 가도 이상할 게 없는 곳이 서면, 그리고 전포인 것 같기도 하다. 서면 특유의 다채로움 속에서 한층 밝아진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다. 




남편과 결혼 전 데이트를 할 때 서면을 자주 찾았었다. 2024년 지금 서면 거리를 걸으면서 7년 전 서면을 돌아다니던 우리를 생각한다. 바뀐 듯 바뀌지 않았지만 오히려 더 근사해진 것 같기도 한 거리를 걸어본다. 그때는 나와는 별 관계없어 보였던 이 장소가 지금은 걸어서 갈 수 있는, 좀 더 특별하고 가까운 곳이 되어 있다. 장소란 건, 언제나 의외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서면역>

부산 1,2호선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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