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느 부분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주제는 없지만, 이 주제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은 의외로 입소문과 평판을 중요시하더라. 전직을 하게 되더라도 이력서 하단에 전 직장의 상사나 동료의 추천사, 심지어 전화번호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럼 면접을 진행한 회사는 직접 전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그 사람의 평판을 물어보는 것이다.
살아온 길이 믿을 만한 사람이면 우리에게 와서도 다시 또 믿을 만한 사람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고 평판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 당신이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아니지 않은가.
9. 의사소통 능력은 중요하다.
소통 소통하면서도 우리 같은 꼰대들은 일방적 소통을 양방향의 소통이라고 착각한다. 신입 사원의 눈높이에 맞게 무릎을 낮추고 그들의 시선에서 일단! 먼저! 최우선적으로! 입 다물고! 들어야만 한다.
노무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노무의 기본은 ‘경청’이라는 것이다. 스케줄러를 하면서 직원의 실수에 불만을 제기하는 조종사도, 노조 위원장도, 공항에서 마주치는 손님도. 결국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일단 들어주면 불만의 최소 50%는 가라앉고 본연의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 그리고 또 공감까지 하면 더욱 좋다
먼저 듣고 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 바로 그것이 소통이다.
10. 최소한 하나의 외국어에는 정통하자.
살면서 모국어를 제외한 외국어의 활용 능력은 인생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다. 바벨탑이 무너지고 인간의 언어가 제각각으로 나뉜 다음부터 인간은 부단히 다른 언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발전해 왔다.
단순히 Noam Chomsky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언어학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할 뿐 아니라 회사에 취업 후 해외 주재원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어학 실력은 평소에 갈고닦아 놓아야 한다. 물론 쓰고 말하고 듣고를 모두 막론하고.
항공사를 취업한 이후 저렴한 티켓을 이용해 온 세상을 여행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영미문학 작품을 읽으며 풍부한 지적 감성을 기르는데도 필요하다. Harry Potter 양장본을 원서로 읽으며 그 생생한 기분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기라는 거, 마치 내가 정말 마법사가 된 기분이라는 거. 그 점 절대 잊지 말고 바로 지금 영어책이건 중국어 책이건 집어 들어야 한다.
업무적으로 필요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회사엔 외국인 조종사와 외국인 캐빈 승무원도 다수가 포진해 있으며 공항 카운터에선 외국인 손님이 당신을 쳐다보며 수속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족으로 하와이주립대학교의 한국어학당은 미국 내에서도 유명하다. 하와이로 유학을 떠나 한국어를 전공해 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11. 문서 작성 능력
책을 읽어야 한다. 많은 책을 읽을수록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에도 나온다. 보고서를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이는 법이. 바로 그런 연습을 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 함축적으로 세부적으로 보고서를 잘 작성해야 성공할 수 있다.
보고서 작성의 약간의 팁만 전달하겠다. 이 밖에도 너무 많지만 지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만 주요 포인트를 담았다.
첫째, 보고서는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 많이 고민하여 함축하고 정제된 단어가 사용되는 보고서를 결재하면서도 상사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최고의 보고서라고 평가될 수 있다. 넣고 싶은 내용을 다 넣으면서도 함축적인 보고서가 난 너무 좋다.
둘째, 학교에서 작성하는 에세이에는 연역법 또는 귀납법이 쓰인다. 연역법을 써야만 할때도 있지만, 통상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의 양식은 귀납법을 쓰는 것이 더 좋다.
상사는 안 바빠도 바쁜척 한다. 그래서 맨앞의 어두를 읽으며 결론부터 알고 싶어한다.
셋째, 때론 상사의 스타일에 맞추어야 한다. 스타일에 따라 길게 또는 짧게 쓰거나 방식이 달라지니 몇 번 보고를 드린 후에는 스타일에 맞게 움직여라.
넷째, 반드시 대안을 제시하고 장단점이 분석된 보고서야 한다. 그냥 던지고는 당신이 판단하세요 라는 식의 보고서는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상사도 실무자의 관점에서 뭐가 문제인지 뭐가 이득인지를 듣고 싶어 할 테니 그건 당신이 생각한 바 대로 설명드리면 된다.
다섯째, 숫자와 데이터, 표, 첨부자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믿을 수가 없다. 이 혼란한 세상에 나도 못 믿겠는데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말로 된 보고서에 대한 근거와 논거, 그리고 숫자로 보이는 합리성은 충분히 당신의 노력을 말하지 않아도 설명해 줄 수 있다.
수학에는 정답이 있지만, 회계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분식 회계도 존재하는 것이다. 최대한 당신이 설명하려고 하는 근거를 숫자로 제시하되, 분모와 분자를 적절히 변경시키는 등 거짓말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당신의 원하는 결론으로 도출해 내고 상사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즉, 상사의 결정은 결국 당신의 결정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최대한 숫자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숫자를 다루기 위해선 반드시 기초 정도의 회계 상식은 알고 입사를 하자. 어차피 사장이 되면 하루 종일 보고 받는 내용이 영업이익이 어쩌구 당기순이익이 어쩌구니깐. 덧붙여 환율 유가에 대한 지식도 미리미리 뉴스를 통해 그 원리를 깨우쳐 두자. 본인의 투자에도 좋은 것은 덤이다.
12. 중요한 순간에는 취하지 말아라.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결국 술이 얼큰하게 취해서야 진심과 내면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진급시키고 싶어 하는데 말할 수 없었다면 술 취한 상태에서 의중이라도 살며시 나올 수 있다. 그때 당신이 취해서 그걸 놓치면 안된다. 그러니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아무리 취했다고 해도 절대 중요한 이야기가 오가는 순간엔 별 방법을 다 써서라도 귀를 열고 기억하는 게 좋다.
13. 단순히 업무와 공부만 잘해야 하나?
아니다. 일만 잘해서도 평판만 좋아서도 보고서만 잘 써서도 술을 잘 마시기만 해도 안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퇴근 후 운동, 취미, 투자, 연애에도 더더욱 집중해야 한다.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자. 연봉이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돈을 벌어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목적 아닌가? 물론,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도 중요하지만, 그 보람도 인맥도 결국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자신, 그리고 가족이다.
14. 종국에 내 옷은 후배가 벗긴다.
내가 회사에서 아무리 잘 나가고 승승장구해도 언젠가는 끝이 있고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다. 그 순간이 오면 우린 어쩔 수 없이 동네 아저씨, 동네 아줌마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게 세상 이치다. 그러니 있는 동안에 잘 나간다고 생각하는 동안에 전성기라고 믿는 그 순간에 후배들을 챙기는 것이 백배 낫다. 은퇴 후 당신에게 삼겹살에 소주 한잔 사줄 사람은 자녀와 친구 그리고 후배들뿐이다.
당신이 면접을 본 바로 그 어린 신입사원이 나중에 인사 팀장이 되어 당신에게 희망퇴직을 알리는 러브레터를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15. 모든 건 결국 사랑과 진심.
생각하는 그대로다. 회사 생활도 결국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 어린 마음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동료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성공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사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