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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차 Jan 05. 2024

약봉지

#5

식어버린 죽이 포장된 종이가방을 손목에 걸고 가게 문을 나섰다. 아무래도 속이 든든해서 그런지 한결 더 따뜻해진 것 같다. 잰걸음으로 집으로 올라갔다. 흔하디 흔한 붉은 벽돌의 빌라 2층이 내 집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공기가 따뜻하다. 냉장고 옆 싱크대로 가 선채로 약봉지 하나를 뜯어 잽싸게 입에 털어 넣고 물을 마신다. 어릴 때부터 나는 약 먹는 것이 너무 끔찍하게 싫었다. 그때의 기억이 잠시 났다.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켜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노곤한 것이 잠이 온다. 따뜻한 방의 공기 때문인지, 약 기운인지 아니면 한 잔 마신 와인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잠이 온다. 눈이 스르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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