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쓰기의 말들』로 ‘나만의 언어’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다
늘 남의 언어로 글을 쓰던 나는
작가로부터 건네받은 한 줄과 마주했다.
“자기 언어를 찾아서.”
그 순간, 잊고 있던 나의 목소리가 조용히 깨어났다.
책 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작가의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자기 언어를 찾아서.”
은유 작가가 내게 남겨준 한 줄.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내가 매일 써왔던 글들이 떠올랐다.
공문, 생활기록부, 가정통신문, 학생 피드백…
그 많은 글들 사이에, ‘나’는 있었던가.
나는 과연, 내 언어로 말한 적이 있었던가.
은유 작가는 『쓰기의 말들』에서 글쓰기를 기술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언어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방식으로 쓰는 것.
타인의 말들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과하며 만들어낸 ‘자기 언어’를 갖는 것.
그 말이 교사인 나에게는 더욱 깊이 와닿았다.
교사로서 쓰는 글은 언제나 정답이 정해져 있는 언어였다.
정해진 형식, 정해진 어투, 정해진 결론.
개인의 감정이나 사유는 빠르게 삭제되고,
남는 것은 늘 적당히 안전한 문장뿐이었다.
그 안전한 문장들이 쌓일수록,
점점 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다.
『쓰기의 말들』을 읽으며 나는 오래 묻어두었던 질문을 꺼냈다.
‘나는 왜 쓰는가.’
은유 작가는 말한다.
“글을 쓰는 것은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라고.
교사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남들이 읽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문장을 써도 된다고.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나는 교사의 언어를 배우느라
한동안 나의 언어를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나는 다시 쓰려한다.
공문이 아닌 문장을, 평가가 아닌 기록을, 설명이 아닌 고백을.
‘교사’라는 역할 너머에 있는 ‘나’의 말들을.
“자기 언어를 찾아서”
그 한 줄이 내게 글쓰기의 새로운 출발선을 넘어, 나 자신을 다시 쓰는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