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평행선

작은 쓰담 13. 나 자신과의 균형 지키기

by 차미레
삶은 늘 흔들린다.
기울어진 평행선 위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걸어간다.


“평행선은 결코 만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울어진 평행선은, 언젠가 충돌하거나 멀어진다.”


살다 보면, 가장 먼저 기울어지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내 안의 두 선일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나와 해야 하는 나,

꿈꾸는 나와 현실의 나.

처음에는 나란히 달리던 두 선이, 어느 순간 조금씩 기울어져 간다.


그 기울어짐은 늘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불 꺼진 방, 내일의 할 일을 떠올리며 뒤척이는 밤.

“해야지”라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미루고만 있는 나.

출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얼굴 속에서,

한숨 섞인 피로와 의욕 없는 눈빛을 발견할 때.

그럴 때면 나는 나를 향해 실망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더 작아진다.


하지만 기울어진 평행선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그건 내가 여전히 균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는 신호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나를 돌보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가만히 돌아보면, 완벽하게 곧은 평행선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삶은 늘 흔들리고, 마음은 매 순간 기울어진다.

중요한 건 그것을 탓하는 게 아니라,

그 기울어짐 속에서도 다시 중심을 세우려는 작은 움직임이다.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기울어진 나를 조용히 끌어안아 주는 일.


오늘 나는 억지로 곧게 서려 애쓰지 않는다.

대신 기울어진 선 위에 서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어쩌면 그 기울어짐 덕분에, 나는 조금 더 사람다워지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기울어진 평행선에 서 있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조금 비틀거려도,

쓰러지지만 않으면 돼.


너는 여전히 나이고,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오늘 작은 균형이 찾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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