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의 무게

작은 쓰담 25. 나에게 불친절하지 않기

by 차미레


친절은 언제나 좋은 걸까.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마음이
때로는 나를 다치게 할 때가 있다.
오늘은 그 무게를 잠시 내려두고,
나에게도 조금은 친절해지기로 한다.


늘 친절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부드럽게 말하고, 이해하려 애쓰고,

상대가 불편하지 않게 웃어야 한다고.


하지만 가끔,

그 친절이 나를 다치게 할 때가 있다.

내가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하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메우는 일.

그럴수록 마음은 조금씩 닳아간다.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든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참여한 사람이 배려해야 한다는 말,


그게 과연 친절일까?


참여한 사람은 이미 책임을 다한 사람이다.

시간을 내고, 마음을 쓰고,

함께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세상은 늘 말한다.

“그들을 이해해라, 그게 성숙한 태도야.”


하지만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사정을

참여한 사람이 감싸 안아야 하는가?


어디까지 안아야 하는가?

안으라고 요구받을 일인가?


그건 배려가 아니라 강요이고,

때로는 조용한 폭력이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침묵은

무책임이 되고,

참여한 사람의 친절은

또다시 책임으로 바뀐다.


그런 구조 속에서 진심은 고갈된다.

남을 배려하는 일보다

‘배려하라’는 요구가 더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한다.

진짜 친절은 타인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는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나에게 불친절한 친절은

결국 아무에게도 따뜻하지 않으니까.


오늘의 친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잠시 멈춰서 묻는다.


나의 친절이 나를 해치지 않기를,

그 바람으로 오늘 하루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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