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lmond 달몬트 Mar 08. 2022

불면 날아갈 듯 가벼운 너

인도식 밀크티, 마살라 짜이 Indian masala chai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살더라도 가끔은 필터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은은한 들뜸을 주면서도 끝내 허망함을 느끼지 않을 것을 찾다가 선물 받은 홍차캔을 꺼내봅니다. 멋들어진 깡통 케이스에 담긴 까만 홍찻잎을 뜨거운 물에 넣습니다. 꽁꽁 감추어둔 빨간 본색이 주위로 퍼지더니 결국 전체를 물들입니다.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 따뜻한 차 한 잔을 집중해서 마시니 새로운 시공간에 놓인 듯한 신비로운 느낌마저 느껴집니다. 컵 바닥이 보일때쯤 마음에는 이미 얇은 행복필터가 씌여 눈 앞에 놓인 현실이 가볍게 다가옵니다.


저질 티백을 졸업하고 전엽차로 갈아타는 순간부터 열반의 길에 오르는 셈입니다. 고를  있는 잎차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 상상력이 자극됩니다. 아직도 주변에 굴러다니는 보잘것없는 티백들이 있다고요? 초조해하지 마세요. 작은 티백들을 모아두었다가 피곤할   밑에 생기는 다크서클을 없애는  사용하시면 됩니다. 달리  곳은 없지만,  용도로는 차갑고 축축한 티백이 정말이지 훌륭하거든요!
마리아 유스펜스키, 암은 차를 싫어해 1, p61
blog.numitea.com/tea-types/


fullleafteacompany.com

열대의 차산지에서는 1 내내 새눈이 트므로 찻잎 따기도 10 이상 하지만 한국에서는 봄부터 가을에 걸쳐 3~4번회만 딴다.
따는 방법으로는 손따기,가위따기,기계따기 등이 있다. 손으로 따면 잎의 형질이 가지런하여 양질의 차를 얻을  있으나 능률이 떨어지므로 어린잎인 1번차를 따서 고급품을 만들 때만 손따기를 한다.
김혜경기자, 오가닉라이프신문


차나무에서 찻잎은 어릴수록, 온전한 형태를 가질수록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가시지 않은 새순은 수작업으로 채엽되어 고급 찻잎으로 쓰입니다. 나머지 잎들은 기계 채엽기로 따서 분쇄기로 갈아낸 뒤 종이 티백으로 포장됩니다. 가루로 갈린 홍차가루는 물에 빠르게 우러나기때문에 강하고 떫은 맛이 특징입니다.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전엽차의 향보다 더 노골적이고 직설적이지만 이런 강한 개성을 반기는 곳이 있습니다. 제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는 찻잎은 부드러운 우유와 섞일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Assam Bukhial CTC Loose Black Tea, trueteacompany.co.uk/


/ CTC(Crush으깨고 Tear찢고 Curl마는)공정을 통해 잎을 동그랗게 만들어 찻잎이 물이나 우유에서 더 진하게 우러나게 합니다.

An Assamese tea garden in colonial India. Wikimedia Commons
1862 570톤에 불과했던 아삼 생산량은  30 후인 1890년경에는 4 톤까지 이르러(인도 전체 생산량이지만 아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드디어 영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10년이 지난 1900년경에는 인도 생산량이 10 톤에 이르면서,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홍차 수입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문기영의 홍차수업(32), 오피니언뉴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나무를 재배했던 인도. 하지만 당시 홍찻잎은 인도인들을 위한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날아갈 듯 가벼운 홍차가루 약간에 많은 양의 우유를 붓고 설탕과 향신료를 넣은 짜이왈라(차를파는사람). 유럽에서 선호하는 상품성 있는 잎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흩어진 가루 dust는 짜이왈라 손에서 인도식 밀크티 '마살라 짜이(Masala Chai)'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yogaforlifepdx.com


짜이를 외치는 그들의 우렁찬 음성과 현란한 손짓 몇 번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짜이왈라 주위로 모여듭니다. 세상 모든 공기를 전부 불어넣을 기세로 국자를 높이 들었다 내리기를 수차례 반복합니다. 우유 단백질 응고로 생기는 유막을 제거하기 위해 선보이는 그들만의 퍼포먼스입니다.







인도식 밀크티, Masala Chai




// 재료 // (짜이 250ml)


우유 1컵 (250ml)

물 1/2컵 (125ml)

홍찻잎 (아쌈CTC) 1T or 홍차 티백 3개

카다멈 3알

말린 생강 한 톨 or 생강가루 1/3t

계피스틱 1 or 계피가루 1T

흑후추 6알 or 흑후춧가루 1/4t

설탕 2T



절구나 블렌더를 이용해 향신료(계피스틱 1, 카다멈 3알, 말린생강 한 톨, 흑후추 6알, 정향 2)를 빻거나 갈아줍니다.










냄비에 물 1/2컵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홍차 티백 3개와 빻아둔 향신료를 넣어줍니다.

/ 티백 3개 = 홍찻잎 1T












중불에서 3분간 끓이다가 우유 1컵, 설탕 2T을 넣고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약 5분)

/ 우유가 끓어오를때 넘칠 수 있으니 깊이가 있는 냄비를 사용해주세요















우유가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린 뒤 거름망에 걸러줍니다.








매콤달콤쌉쌀한 . 마시고나니 묘하게 몸에서 힘이 솟는 음료였습니다. 자세한 조리과정은 유튜브에 영상으로 업로드해두었습니다.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 @dalmond__

유튜브 달몬트 | dalmond




작가의 이전글 하나는 내 거, 나머지는 네 거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