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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by 취향

큰일이 지나간 자리에 앉은

소리없는 마음.


한 친구가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곁에 머문다.


내다 스스로 유연하다고 믿어온 것들보다

그 친구는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말 없이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 안위를 물었다.


그간의 내 마음

내가 보낸 아픔에 대해

시간을 두고 다독인다.


날 혼자 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려준 거였다.


그 침묵 안에 숨은

다정한 문장을 천천히 읽었다.


내가 느낀 것이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소리없이 다정한 마음에

위로받았고

그래서 고마웠고

정말 보고 싶었다.


오래 묵힌 향처럼

진하게 번질 인사를 남겼다.

Camera | KlasseW

35mm Film | Kodak ColorPlus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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