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익숙했다.
한 글자씩 눌러 적는 사이
생각도 다듬어지는 게 좋았다.
오래전 곁에 머물던 사람과 만들던
습관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지키려다 갇혀버린 말들.
.
전화가 울렸다.
목소리가 들린다.
비어 있던 공백이
알록달록 빛을 내기 시작했다.
글자 사이로는 흘러나올 수 없었던
숨소리가 귀에 닿았다.
글보다 느리고 깊다.
가벼운 전화가 좋아졌다.
우리가 서로여서 나눌 수 있는
이 작은 안부들이 예쁘다.
Film Camera | KlasseW
35mm Film | Kodak ColorPlus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