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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마수미 Jul 19. 2022

몸에게

눈을 뜨고 있는 것보다

눈을 감는 것이 편하다.

너무 많은 것을 본 듯하다.

잠시 눈을 감도록 하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보다

정면에서 살짝 위를 보는 것이 편하다.

너무 허리를 굽혀 살지 말자.

살짝 당돌해도 괜찮다.

불판에 오징어 굽어지듯 말려들어가는 어깨를 펴보자.

납작한 가슴을 한껏 들이밀고 하지만 힘은 주지 말자.

허리는 곧게 펴지고, 척추 마디마디 앓는 소리가 나겠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오히려 시원함을 안겨줄 거다.

힘없이 내민 아랫배를 쏙 집어넣어 보자. 내 뜻대로 들어가진 않겠지만

치마 고무줄 길이만큼 늘어나기 내버려 두기에 내 몸한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종일 세워두는 두 다리를 잠시 앉혀두자.

발 동동거리며 발가락 접어 구겨신은 날씬한 구두는 벗어던지고

바닥에 널브러져 두 다리 뻗어보자.

이젠 그만 누워보자.

그만큼 했으니 이제는 누워보자.

누구보다 성실히 사는 당신

이제는 쉬어보자.

깊은 밤

이제는 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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