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가야문화축제전국백일장이 2024년 10월 19일 토요일에 열린다는 말을 듣고 저도 백일장에 나갔다고 가정하고 연습삼아 시를 한번 지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백일장 주제’라고 검색해 보니 만해백일장 주제 모음이 있었고, 새얼백일장 주제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새얼백일장의 주제 ‘나만의 기념일, 택배상자, 산책’ 중에서 ‘택배상자’를 선택했습니다.
백일장에서 주는 주제는 대부분은 백일장에 응시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2시간 정도) 안에 무언가를 써내야 합니다. 저는 보통 자신이 생활하면서 쓰는 것과는 역순으로 한번 써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사물의 본질(특징)을 찾습니다. 그 다음 그 각각의 본질을 가지고 브레인스토밍을 합니다. 브레인스토밍한 것을 이용하여 메타포만들기를 합니다. 그 다음 정리하여 시 한편을 일단 완성합니다. 그 완성된 시를 가지고 메타포, 진술, 직유가 몇 개인지 파악합니다. 그것을 종합하여 시를 한편 완성합니다. 최종적으로 제목을 다시 써봅니다. 이상이 저의 백일장에서의 시쓰기 방법이라고 제 나름 고안해 낸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이 정도는 아니고 다만 제가 이렇게 시도해 보았다는 것뿐입니다. 아래는 ‘택배상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가 위에서 말한 방법을 가지고 실제로 해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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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이 주어진다.
택배상자
‘나만의 기념일, 택배상자, 산책’이라는 어떤 백일장의 주제 중에서 ‘택배상자’를 선택했다. 너무 서정적인 것보다는 이제는 생활에 익숙하고 필수적인 것이 된 택배상자가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
2) 제목에서 사물을 찾아내어 사물의 본질 세 가지를 찾는다.
a) 택배상자는 빈 마음이다
b) 택배상자는 갈색 나뭇잎이다
c) 택배상자는 쓰레기다
3) 사물의 본질 세 개를 가지고 각각 브레인스토밍한다.
a) 플라톤의 동굴, 박쥐, 바다 위, 어둠, 고요, 소리, 빛, 냄새, 편안, 넑어짐, 없음, 무상, 허무, 허탈, 충만
b)가을, 바람, 쌀쌀함, 색바램, 낙하, 이별, 쓸쓸함, 후회, 옛일, 소명, 별똥별, 모든 것 용납
c)버림, 헛됨, 허망, 후진 냄새, 너덜너덜, 짜부러진 모습, 물건, 쓸어버리다, 고물, 똥, 할머니, 구루마, 가난, 정성, 사람, 시집 보내기
4) 브레인스토밍한 것을 가지고 메타포 만들기한다
a)
∙플라톤의 동굴에도 박쥐가 날아든다/ 동굴도 살아야 하니까
∙바다 위의 텅 빔은 하늘의 계시이다.
∙내 던져질 이별에는 쿵 소리가 편안하다
∙짜부러지지 않음은 텅 빔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선과 악의 용납은 나의 운명이다.
∙후회가 부풀어 오르면 더 넓어지고 편안하다
b)
∙내 피부가 갈색인 것은 항상 가을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소리는 쓸쓸함이다
∙색바램은 낙엽이 걸어온 길이다
∙쌀쌀한 바람이 분다는 것은 종착역이 다온 걸 알려준다
∙갈색은 언제나 이별을 준비한다
c)
∙잠시 머물다 간 속살이 빠져나가고 너덜너덜한 나를 살려주는 할머니가 있다
∙구루마에 실림은 자존심이 살다
∙가난이 매달린 손이 따뜻하다
∙시집 보내려고 나를 단장하는 정성이다
∙쓰레기에게도 연둣빛 나뭇잎이 돋는다
∙똥보다 못한 내 운명이 구루마에 누워서 하늘 보고 피식 웃었다
5) 정리하여 시를 한편 일단 완성한다
택배상자
김명서
∙플라톤의 동굴에도 박쥐가 날아든다/ 동굴도 살아야 하니까(플라톤의 동굴에도/빛을 가지고 박쥐가 날아든다
∙바다 위의 텅 빔이 하늘의 계시이다.
∙내 던져질 이별에는 쿵 소리가 편안하다
∙짜부러지지 않음은 텅 빔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선과 악의 용납은 나의 운명이다.(세상 모든 못된 것 좋은 것 다 받는 건 나의 운명이다)
∙텅 빈 후회가 부풀어 오르면 더 넓어지고 편안하다
∙내 피부가 갈색인 것은 항상 가을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소리는 쓸쓸함이다
∙색바램은 낙엽이 걸어온 길이다
∙쌀쌀한 바람이 분다는 것은 종착역이 다온 걸 알려준다
∙갈색은 언제나 이별을 준비한다
∙잠시 머물다 간 속살이 빠져나가고 너덜너덜한 나를 살려주는 할머니가 있다
∙구루마에 실림은 자존심이 살다
∙시집 보내려고 나를 단장하는 정성이다
∙쓰레기에게도 연둣빛 나뭇잎이 돋는다
∙가난이 매달린 손이 따뜻하다
∙똥보다 못한 내 운명이(상자가) 구루마에 누워서
하늘 보고 피식 웃으시니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사치일까
⇒시적 통일성을 이루기 위해 진술도 첨가하면서 볼펜으로 정리한다.
플라톤의 동굴에 한 줄기 빛을 가지고 박쥐가 날아든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배달되어야 할 공간, 바다 위 같은 텅 빔이 하늘의
계시다 세상 모든 음흉한 것 정겨운 것 다 담고서 텅 빔의 후회가
부풀어 오르면 마음은 더 넓어진다 항상 가을 바람이 불어서
피부가 갈색이다 색바람이 낙엽이 걸어온 길, 쓸쓸한 바라이
분다는 것은 종착역이 다 온 것을 알려준다 갈색은 언제나
이별을 준비한다 내 던져질 이별에는 쿵 소리가 편안하다 하지
만 떨어지는 쓸쓸한 소리, 잠시 머물다 간 속살이 빠져나가고
너덜너덜한 나를 살려주는 할머니가 있다 폐지 줍는 ‘구루마’에
실림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산다 시집 보내려고 쓰다듬는 정성
이 쓰레기에도 연둣빛 나뭇잎이 돋는다 가난이 매달린 손이
따뜻하다 똥보다 못한 상자가 ‘구루마’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씩 웃으니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사치일까
6) m&s 분석하기
----ⓜ ----ⓢ ----ⓢ‘
∙플라톤의 동굴에 한 줄기 빛을 가지고 박쥐가 날아든다 ----ⓜ
∙오늘도 누군가에게 배달되어야 할 공간, ----ⓢ
∙바다 위 같은 텅 빔이 하늘의 계시다 ----ⓜ
∙세상 모든 음흉한 것 정겨운 것 다 담고서 텅 빔의 후회가 부풀어 오르면 마음은 더 넓어진다 ----ⓢ
∙항상 가을 바람이 불어서 피부(껍데기)가 갈색이다 ----ⓜ
∙색바람이 낙엽이 걸어온 길, ----ⓜ
∙쓸쓸한 바람이 분다는 것은 종착역이 다 온 것을 알려준다 ----ⓢ
∙갈색은 언제나 이별을 준비한다 ----ⓜ
∙내 던져질 이별에는 쿵 소리가 편안하다 ----ⓜ
∙하지만 떨어지는 쓸쓸한 소리, ----ⓢ
∙잠시 머물다 간 속살이 빠져나가고 너덜너덜한 나를 살려주는 할머니가 있다 ----ⓢ
∙폐지 줍는 ‘구루마’에 실림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산다 ----ⓢ
∙시집 보내려고 쓰다듬는 정성에 쓰레기도 연둣빛 나뭇잎이 돋는다 ----ⓜ
∙가난이 매달린 손이 따뜻하다 ----ⓜ
∙똥보다 못한 상자가 ‘구루마’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씩 웃으니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사치일까----ⓢ
----ⓜ(8) ----ⓢ(7)
7) 최종 시작 완성
택배상자는 외롭지 않다
플라톤의 동굴에 한 줄기 빛을 가지고 박쥐가 날아든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배달되어야 할 공간, 바다 위 같은 텅 빔이 하늘의
계시다 세상 모든 음흉한 것 정겨운 것 다 담고서 텅 빔의 후회
가 부풀어 오르면 마음은 더 넓어진다 항상 가을 바람이 불어서
껍데기가 갈색이다 색바램이 낙엽이 걸어온 길, 쓸쓸한 바람이
분다는 것은 종착역이 다 온 것을 알려준다 갈색은 언제나 이별을
준비한다 내 던져질 이별에는 쿵 소리가 편안하다 하지만 떨어지는
적막한 소리, 잠시 머물다 간 속살이 빠져나가고 너덜너덜한 나를
살려주는 할머니가 있다 폐지 줍는 ‘구루마’에 실림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산다 시집 보내려고 쓰다듬는 정성에 쓰레기도 연둣빛
나뭇잎이 돋는다 가난이 매달린 손이 따뜻하다 똥보다 못한 상자가
‘구루마’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씩 웃으니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사치일까
8) 제목 달기
택배상자는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