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오늘 하루는

- 그냥 제치자

by 만을고옴

6월 말 토요일 아침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습하고 습한 후덥지근한 날씨라 너무나 불쾌하다.

일주일 동안 회사생활로 인한 피로가 날 더욱 피곤케 한다.

새벽부터 출발해서 늦은 저녁에 도착하는 삶.


금요일마다 회사로 화물차로 출퇴근하는데, 그 이유는 퇴근길에 화물 콜바리를 잡아 기름값이라도 벌기 위함이다.

어제 금요일에는 회사 근처에서 일감을 잡지 못하고, 논현역 근처의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콜바리 용달화물을 전문으로 하는 친구를 만나 한동안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며 노가리를 깠다.


"이야, 요즘 저녁엔 일 잡기 너무 힘들다.~"


친구가 탄식하며, 몇 시간을 기다려도 벨이 울리지 않는다.


"난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

내가 말을 꺼낸 후,

친구도 교회 가서 기도드리고 간다고 하고 이대로 헤어졌다.

그래도 집에 가는 도중에 동대문에서 동대문으로 배송하는 대봉을 잡아 기름값을 벌었다.

일주일간의 더워진 날씨 탓에 몸은 너무나 피곤했었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에 몸을 이끌고 일어나기엔 너무나 피곤했다.

무작정 화물오더 어플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집 근처에 상차하는 것 있으면 싣고 출발하자라는 생각이었다.


"여보 오늘 안나가?~"


우리 사랑스러운 마누라님이 물어본다.


"집 근처에서 뜨면 갈 거야~"


이렇게 말은 했지만, 솔직히 핑계였다.

오늘은 정말 나가기 싫었다.

기름값 빼면 최저 시급도 안 되는 오더들만 대부분이고, 그렇다고 해도 요즘 일도 없다.

나가면 무조건 차 세워놓고, 대기하는 일이 반복이 되니 말이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경기는 바닥을 치고 바닥 밑으로 향하는 것 같다.

출퇴근 시간을 보아도, 츨퇴근하는 차량이 적어진 듯하다.

전에는 자동차들이 더 정체되고 붐비었었는데 지금은 덜한 느낌이다.

회사도 경기를 타는 듯하다.

모든 게 다 어렵다고 한다.


오늘은 그냥 생각이 많다.

오후즈음 집 근처에서 오더가 몇 개 떴었다.

근데 나가기가 싫다.

그냥 무작정 쉬고 싶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 건가?

아님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 건가~~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다.

직업이 있고, 투잡을 해도 왜 이렇게 걱정, 근심의 늪에 빠져야 하는 건지...

나에게 만족함이 결여돼서 그런 건지...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오늘은 작동하지 않는다.

내가 일하는 것에 성과가 크게 난다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동기가 될 텐데,

암튼 오늘은 일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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