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휴일을 사랑하세요..
어떻게 사랑이 전부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지? 그의 선언에서 나는 잊고 있던 낭만의 꿈을 꾸게 된다. 이시대 낭만은 조휴일이 노래한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은 조휴일이 제일 잘 보여준다. - 2021년 12월 14일 일기 中
검정치마 - love is all 을 들으며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전부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을까. 그 당시의 나는 사랑에 대한 일종의 증오심을 갖고 있었다. 사랑에 배신당하고 삶에 속아 닥쳐온 슬픔을 감내 중이었다. 그 아픔에 대하여 내가 선택한 방어기제는 회피였다. 나는 이 사랑이라는 것에 신물이 났고 이 고통을 먼저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친구들이나 주위 어른들은 이별의 경험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준다고 위로하곤 했다. 하지만 이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게 어른의 삶이라면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내게 첫 이별의 상처는 이겨낼 수 있는 난치병이 아닌, 견디며 꾸역꾸역 버텨야 할 불치병이었다. 그 상처는 아물려 하면 다시 싹을 피워왔고 완전히 뿌리 뽑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끝내 내 사유의 흐름은 '사랑은 나쁜 것이고 두번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에 도달하였다. 이 굳은 다짐이 내 삶에서 첫번째 원칙으로 작용하던 중, 나는 조휴일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사랑이 전부라고 세상에 당연하고도 당당하게 공표한다. 처음엔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수 있을까, 저건 제대로 된 사랑 한 번 안해본 자의 어리숙한 외침일 뿐이라고도 생각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다른 음악들을 들을수록 내 생각들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실감할 수 있었다. 그의 음악들-특히 <team baby>앨범말이다.-을 접할수록 나는 오히려 그의 선언에서 내 마음 속 깊이 잊고 있던 낭만의 꿈들을 다시금 꾸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이성적으로 절차를 밟고 진행한 결과가 아니었다. 나는 내 안에서 몰래 요동치던 물결을 한순간 마주하였다. 소리없이 흔들리던 파동을, 발가벗은 마음을 처음 깨달은 순간 나는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사랑이 나쁜 것이라고 여기고 그것을 배척하는 삶을 살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그것은 내 마음의 바다 위 작은 물장구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내 안의 큰 파도는 실상 사랑을 외치고 있었다. 그 파도는 신비로운 사랑의 힘을 내재한 채 넘실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지 않고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였으나, 작은 발길질로 어찌 바다를 덮으리! 그 바다를 탐구하는 것이 내 평생의 숙원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 경험들로 인해 내 안의 사랑을 다시 외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을 선사해준 조휴일에게 감사를! 이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