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조울증 환자의 폐쇄병동 일기
2025.2.21
"남들이 다 해봤다고 할 수 있다고 하는 일에도 저는 부담을 느껴요. 못할 것 같아요 도망가고 싶어요."
"그 도망의 길이 죽음뿐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죠?"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도움 요청해요. 나가서도."
"여기서 어차피 제가 나가서 죽을 거라 해도 해줄 수 있는 건 없잖아요."
"있을지도 모르죠. 말해보면"
2025.2.22
또 구체적 계획들이 생각난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드니 마음이 불안하다. 못으로 박힌 방충망이야 칼로 자르면 그만이다. 연탄을 피울 자취방도 있다. 면허가 있으니 차에서 번개탄을 피우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딴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지 걱정된다. 차라리 말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 나을 것 같다. 그럼에도 글을 적는 이유는 뭘까. 혹시라도 누가 이걸 보고 나를 구해줬음, 나는 살 수 있다고 믿음을 줬음 하는 걸까? 아님 내가 죽고 나서라도 나는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음을. 내 죽음의 배경에는 이런 아픔이 있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걸까.
사람의 삶을 강제로 연장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태어나는 사람이 있듯 떠나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