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물건을 사다보면 가게 주인이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때 나의 “last price”를 말했다가는 결국 바가지를 쓰게 된다. 이곳 남인도인 타밀나두(Tamil Nadu)주 우띠(Ooty)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북인도인 델리(Delhi)와 그 근교를 살 때는 자주 경험한 일이다.
인도 장사꾼들은 흥정을 하면서 마치 선심을 쓰듯이 이렇게 묻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그만 타지마할 모형을 산다 치면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타지마할 모형이 진짜 대리석이라며 사라고 가게 주인이 호객한다. 처음에는 1000루피(한화로 1만 6천원)을 부른다. 손님이 들어도 턱없이 비싼 가격이라 그냥 가려고 한다. 이 때 주인이 선심 쓰듯 묻는다. "What is your last price?" 손님은 진짜 대리석 같아 보이기도 해서 과감하게 깍아본다. "500루피!" 이렇게 되면 주인은 다시 750루피를 부른다. 그러자 손님도 당신이 조금 양보했으니 나도 조금 양보한다는 생각으로 600루피를 부른다. 그러면 주인은 안 팔겠다고 한다. 그러자 손님이 너무 깍았나 싶어서 50루피를 더 얹어 650루피를 부른다. 이 때 주인이 손해본다는 태도로 650루피에 팔겠다고 한다. 이쯤 되면 손님은 그리 많은 손해를 안 봤다는 안도감을 가진다.
그러나 얼마 후에 다른 가게에서 같은 타지마할 모형이 200루피에 팔리는 사실을 알고는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따라서 인도에서는 last price를 말하는 쪽이 흥정에서 무조건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도에서는 어떻게 가격 흥정을 할까?
인도에서 물건을 사며 가격 흥정을 할 때는 결코 절박해서는 안 된다. 내가 간절함을 보일수록 갑을관계가 바뀌게 된다. 인도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이 가게가 아니면 다른 가게,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사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특산품이나 기념품은 그리 많지 않다.
절대 아쉬움이 없는 태도로 물건의 가격을 묻는다. 타지마할 모형을 1000루피라고 말한다면 일단은 4분의 1가격인 250루피를 불러본다. 그러면 주인은 터무니없다며 800루피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 때 이쪽에서 되레 물으면 된다. "Tell me, what is your last price?" 그러면 가게 주인은 아마도 700루피 정도 부를 것이다. 아예 타지마할 모형의 가격을 모른다고 했을 때, 이 때 취해야 할 태도는 과감하게 그 가게를 떠나는 것이다. 첫 번째 가게는 시장 조사 차원에서 들렸다고 여기면 된다. 최소한 700루피 보다는 싸다는 가격조사가 끝난 것이다.
고맙다고 말하고 떠나려고 할 때, 주인이 "What is your last price?" 라고 물으며 붙잡을 것이다. 이때 절대 타협하지 말고 250루피라고 말하면 된다. 주인이 500루피라고 내려도 굴하지 않고 250루피라고 말한다. 그러면 주인은 내릴 수 있을 만큼 내릴 것이다. 400루피까지 내려도 흔들리면 안 된다. 여전히 250루피를 말하고 떠나려는데 주인이 붙잡지 않는다면 가격은 250-400루피 사이가 되는 것이다. 혹 주인이 계속 붙잡는다면 가격은 250루피보다 더 싸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가격을 300루피로 내렸다 하더라도 그 가게를 떠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 300루피는 다른 가게를 다 돌아보고 와도 동일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고맙다고 말하고 다른 가게를 들려서는 300루피라는 이전 정보를 가지고 흥정을 하면 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손해 보는 장사는 없다는 것이다.
인도의 장사꾼은 예부터 중국 장사꾼 만큼이라 유명하다. 한국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후배의 말을 빌리자면 인도 회사와 거래를 하다보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단다.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부터 큰 대기업까지 인도 사람이 가진 비지니스 마인드, 장사 철학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