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뱃살이 좀 있어야?

by 최정식

내 인도 친구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하나는 한국 여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날씬할 수 있냐는 것이다. 특히나 인도 사람들 눈에 한국 주부들은 모두 날씬해 보인단다. 결혼 전에 말라갱이 같던 내 인도 친구도 출산 후부터는 몸이 정확히 두 배는 됐다. 이것은 내 친구만의 문제가 아니고 생활 형편이 좀 괜찮은 경우는 대부분인 것 같다. 요즘은 인도에도 건강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니 출산 후 몸매와 건강관리를 해주는 사업을 하면 잘 되겠다 싶을 정도다.


십여 년 전 볼리우드 영화를 볼 때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인도 유명 여배우들이 저마다 적당한 뱃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우리나라 유명 여배우가 그 정도 뱃살을 가졌다면 뱃살 굴욕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았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야 인도의 몇몇 여배우들이 모델 같은 몸매로 비키니를 입고 영화에 등장하지만 좀 더 인도스러운 주제를 다루는 영화라면 어김없이 여배우가 뱃살을 노출하고 있다. 특별히 남인도 영화들의 여배우들은 예쁘장하고 통통한 얼굴에 비너스상 같은 몸매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인도 여자들의 전통 의상인 사리(Saree)는 하체는 모두 가린 반면에 상체의 복부는 모두 노출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인도 여자들의 뱃살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어딘가 모르게 뱃살이 아닌 복근을 상상하면 사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리를 입으려면 적당한 뱃살이 필요하다 싶을 정도다. 비단, 사리를 입고 적당히 배가 나와 줘야 좀 산다는 표시처럼 여겨지니 우리로 치면 배사장처럼 배가 나와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하지만 이제 인도의 젊은 여성들이나 젊은 엄마들은 몸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중년층 이상도 성인병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에 보면, 인도에서도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머지않아 인도도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70~80%나 되는 하층민들은 여전히 한 끼 걱정을 하는 것이 사실이니 인도 전체로 봤을 때는 비만과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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