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수도인 델리 근교인 노이다(Noida)에서 사는 동안 쉬는 날이 이토록 많은 것에 참 놀랐다. 더위를 피하고자 여름방학이 족히 6주를 넘기도 하고, 개학할 때가 되면 아직도 덥다고 1주 연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기에 형평성을 위해서인지 각 종교들의 주요 기념일들은 모두 쉰다. 특별히 10월에는 쉬는 날이 많아서 대학들도 2주 정도 가을 방학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관공서 일을 볼 때 그날이 쉬는 날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무더운 날에 경찰서를 찾아갔다가 헛수고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날이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관공서는 오전 10시에 일을 시작한다. 외국인이 등록을 위해 꼭 가야 하는 경찰서의 외국인 등록 사무소 근무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가 고작이다. 대부분의 가게는 오전 11시는 되어야 문을 열고 기타 사무실들도 오전 10시가 근무시간 시작이다. 그래서인지 델리에서 러시아워는 오전 9-10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도에서는 하루에 한 가지 일을 처리하면 많이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들은 2일에서 길게는 일주일을 염두하고 처리해야 한다.
2011년에 인도에서 외국인 등록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서류접수만 일주일 그리고 다시 등록 서류를 받는데 10일이 더 걸렸다. 처음 인도에 와서 하루를 오전, 오후로 나눠서 두 가지 일을 하루에 처리하려고 시도하다가 지친 적이 적지 않았다. 40도가 넘는 날씨에 냉방도 안 되는 낡은 건물의 경찰서에 아이들과 갔다가 2시간을 기다려서 한 거라고는 고작 등록양식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고도 몇 차례 그곳을 갔으니 지금도 경찰서가 나에게는 정말 가기 싫은 곳이다. 나만이 아니라 외국인이라면 경찰서를 가는 것을 누구나 싫어할 것이다.
짧은 근무시간과 잦은 휴일로 일에 진전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나 같은 개인만이 아니라 인도에 주재하는 외국인 회사들도 한결같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인 것 같다. 회사들이 난처해하는 또 하나의 인도 문화는 가족중심의 문화다. 정기휴가 외에도 가족에 결혼이나 장례가 있으면 언제든 긴 휴가를 쓴다. 집이 멀고 친형제라도 결혼할라 치면 결혼식 준비부터 도와야 하니 족히 2주 이상의 휴가를 쓴다. 한국 대기업의 주재원으로 나와 있는 분의 말을 들어보니 해고로 위협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란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이들의 삶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우리야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지만, 더운 날씨라는 기후와 자기 맡은 일만 하면 되는 카스트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인도 사람이 한국 사람들처럼 일했다가는 모두들 단명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