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무슨 상관이야?

by 최정식

힌두교에서 구원은 원칙적으로 인도 땅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또한 카스트제도 안에서는 상위 세 계급인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만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 세 계급을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해서 재생족이라 부른다.


자신의 현생에 주어진 일(Karma)에 충실해야 다음 생이 보장된다고 믿는 윤회 사상 속에서 볼 때, 다른 사람들은 내 구원에 하등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또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느냐도 전혀 구원과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웃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반면에 가족과 같은 혈연은 다르다. 같은 계급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인격적 대상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창세기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님의 형상은 사람이고 사람은 곧 남자와 여자이다. 그러니 여자가 없이 남자는 사람이 아니고, 남자가 없이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 좀 극단적인 표현일지 몰라도 사랑을 할 수 없으니 사람 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이웃인 작은 소자에게 어떻게 행했느냐가 곧 예수님께 행한 것이고 이것이 구원과 밀접하다는 것을 가르치셨다. 사랑은 다른 표현으로 말하면, "당신 없이는 난 못 살아!" "당신 없이는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는 것이다. 반대로 사랑의 반대 표현은, "당신 없이도 나 잘 살아!" "너 없으면 좀 살겠다!" 하는 것이다. 극도의 냉소적 표현으로는 "나와 무슨 상관이냐?" 하는 것이다. 최초의 살인자인 가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동생의 근황 혹은 거처를 묻는 하나님께 되레 이렇게 묻는다. "내가 그를 지키는 자니이까?"

인도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힌두들 그리고 3000년 이상을 지배해온 힌두 사상은 사회 곳곳에서 힌두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타인의 삶에 무책임을 넘어서 무관심한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이 모든 것이 정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가난한 불가촉천민의 삶에 관여함으로써 다르마(Dharma/업보)라는 질서를 깨면 안 된다!"는 금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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