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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루 Dec 11. 2021

내게는 너무도 무거운 그 한마디.

“나 힘들어…”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느 날부터인가 입 밖으로 내뱉어보지 못 한말이 있다.

“나 힘들어…”


언제부터였을까? 누군가에게 나의 힘듦을 털어놓지 못하게 된 것이…

그렇게 시작된 내 감정의 숨김은 내 마음에 병을 만들고 키워냈다.

다른 사람에게 내 힘듦이 행여나 상대에게 짐이 될까 싶은 마음이 먼저였을까, 나의 힘듦이 그 사람에게 한낱 술자리 안주거리가 되는 것이 두려운 마음이 먼저였을까.

감정을 가리고 숨기는 것이 익숙해진 지금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내뱉지 못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그 말을 내뱉게 되면 나의 우울증도 한결 가벼워질 것만 같은데,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숨기게 되어버린다.

혼자 숨죽여 울고, 혼자 아파하고, 혼자 버티는 게 익숙해져 버린 지금 여전히 나는 그 말이 무겁다.

목구멍 근처에도 오지 못하고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처박힌 채, 힘듦이 떠오르려 할 때마다 짓누른다.

차오르는 감정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막아대던 습관이 내 목소리까지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삼켜버린다.


글로나마 풀어내는 나의 감정을 부디 언젠가는 목소리로도 풀어낼 수 있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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