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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진 Apr 28. 2024

남해2

어떠한 곳을 한번 가기보다는 여러번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방법 중에 경유여행을 특히 좋아한다. 예전 가이드분이 이것이 한국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하던데 난 정작 나만 그런 줄 알았다. 

지난 하동 한달살이와 귀촌을 했을 때 잠시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다. 그때 남해를 들렀었다. 또 남해를 다른 방법으로 간 것이다. 나같은 방랑여행자들은 어디를 가게 된다면 옆의 도시들도 구경하고 온다. 안그러면 괜히 아깝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그때도 하동에서 선생님 채용시 필요한 서류가 발급되지 않아서 남해병원에 갔다가 그랬다가 좀 놀다왔던 기억이 있다. 하동이나 경주나 도시생활에 지친 내가 귀촌을 해보려고 한달정도씩 살아본 곳이다. 따뜻할 줄 알았는데 남해도 마찬가지로 그랬는데 터미널쪽에 야자나무는 그것을 증명해보이는 듯했지만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남해향교를 찾아 갔다. 학교를 지원했는데 향교를 찾다니 서사가 지극히 운명적이다. 

그러게 난 학교를 좋아는 했는데 아쉽게 한 선생님때문에 나의 6개월의 귀농여행과 학교생활이 좌절되었다. 그런데 어제 내가 그 학교 채용공고를 보니 다시 화가 치민다. 교감선생님 면담에  살짝 돌려 쓰긴 했는데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서울이 아닌 지역들이 소멸하고 있다는데 정보의 폐쇄성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그것이 나에게 화를 미친 선생님의 모습이 겹친다. 아닌 사람과 아닌 것들도 많을텐데 같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가 그렇게 되면 전체가 그렇게 보이는 오류가 생긴다. 나또한 그것에 벗어나지 못해 헤맸었다.

그래도 괴로운 생각은 잠시뿐이었다. 남해의 바람소리도 좋았고 지나갔던 남해의 도서관도 좋았다. 걷는 길마다 단층의 건물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난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줄곧 살아서인지 단층건물이 너무 좋다. 하늘과 나눈듯도 하고 길만 걸어도 너무 행복했다. 시간이 흐르니 어디를 구경하고 좋았던 것들이 단순해지기도 했다. 남해바람길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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