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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범 Apr 19. 2024

영업 DNA와 기술적 역량

네팔에서 삼성전자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어려운 지역이라고 본사 주관의 임직원 봉사활동하시는 분들이 매년 방문했다. 특히 2018년에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며, 마지막 날에는 취업과 진로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한 공대생의 질문이었는데, 그는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로의 전환을 고려하여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재입학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삼성이나 대기업에서는 개발자로 일정 기간 근무 후 마케팅이나 영업 부서로 전배될 수 있는 내부 공모 제도가 있어, 제안했던 것은 공부를 마치고 회사를 입사한 후 실제로 경험을 해보고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 대화를 듣던 경상 계열 학생이 "저희는 요즘 취직도 잘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질문을 했다. 순간 잠시 당황했지만, 나도 경영학과를 나왔지만 문과의 영업 감성, 즉 고유의 마케팅 감각과 영업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이를 발전시킨다면 충분한 메리트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답변했었다.


그러나, 회사의 채용 추세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회사가 언제부터인지 경상 계열, 인문 계열 신입사원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인력이 부족하면 개발에서 공모를 해서 인력을 채워 나갔다. 물론 기술을 알고 영업을 하면 분명한 메리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2년 전 퇴사할 때 부서 인력 중에서 60~70%가 개발 출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문과계열 졸업생들이 취업하기는 정말 힘든 것이 맞는 것 같다.


현대의 경영 환경은 기술과 비즈니스 역량을 모두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융합 학과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 배경이 탁월한 개발자도, 영업이나 마케팅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갖추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영업적인 DNA'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단순히 기술적 능력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형의 가치와 감성을 포함하고 있다. 개발자의 전배가 효율적일 수 있으나, 경상계 및 인문계 출신의 독특한 강점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며 채용 과정에서 고려가 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판단된다.


그때 질의응답했던 학생들도 이제는 회사원이 되어 있을 텐데 그들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궁금한 오늘이다.


by 행복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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