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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후나 Jun 29. 2024

6월의 밑줄(3/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06월 17일 월요일


정: 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_ 이슬아, <깨끗한 존경>, 16-17쪽


퇴고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매일 '다시' 시작합니다. 매일 그만두거든요.


일단 몸 밖으로 나온 글자들은 전혀 새롭지 않죠. 지루합니다. 퇴고를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 마무리하는 능력이 없는 저는 지난주 희희님께 SOS를 쳤습니다. 도와주세요. 퇴고를 어떻게 하는 건가요? 탈고는요? 전문가가 정확히 정리해 주셨습니다.


0-1. 내 글을 아껴주고

0-2. 내 글이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며 (단언컨대 안 나아지는 경우는 없다고 했습니다.)


1. 퇴고의 기준은 잘 썼는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쓰려고 했던 것이 맞는지, 제대로 말하고 표현했는지, 글의 목적과 의도에 맞게 쓰였는지이다.

2. 탈고는 원고와 거리두기를 한 뒤에 한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

3. 소리 내서 읽으며 수정하면 좋다. 군더더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4. 탈고는 끝내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다.


다시 원고로 돌아갈게요. 다시의 부드러움을 믿으면서요.

06월 18일 화요일


누군가와 친구가 되라는 명령은 누구도 할 수 없다.

_ 이슬아, <깨끗한 존경>, 238쪽


진짜 그러네요. 친구와의 관계는 자발적이네요.

06월 19일 수요일


둘 사이의 긴장감을 보는 게 진짜 인터뷰예요. 불편한 질문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한민의 말)

_ 이슬아, <깨끗한 존경>, 60쪽


인터뷰하고 싶어졌어요. 그쪽으로 관심이 쏴악 쏠렸어요. 이렇게 호들갑 떨다가 그만둘 수도 있지만, 지금 관심은 열렬합니다.

오늘은 긴장감을 보는 게 진쩌 인터뷰라는 것을 적어 봅니다.

06월 20일 목요일


정혜윤: 사람은 약속이 필요하다니까요.

_ 이슬아, <깨끗한 존경>, 38쪽


그리로 스스로 하는 약속이 언제나 젤로 무서운 것 같습니다.

06월 21일 금요일


정혜윤: 결국 좋은 책은 유혹이자 권유이고, 초대예요. ‘우리, 이렇게 살자! 우리 저기로 가자!’

_ 이슬아, <깨끗한 존경>, 41쪽


<깨끗한 존경>과 일주일을 보냈어요. (일주일에 한 권이 딱 맞는 같아요. 제 정신적 체급에요.)

할 수 있을까, 의심하던 일을 두 개나 했는데, 이 책 덕분이에요. 깨끗한 존경을 할 만한 네 분의 이야기를 공들여 들으니 하루하루 허투루 살 수가 없더라고요.


이 책에서 초대를 잔뜩 받았습니다. 저쪽이라고.

타인의 슬픔을 알고 사는 곳으로(정혜윤), 얼굴이 있는 건 먹지 말자고(김한민), 뭣 모르고 하는 소리엔 셔터 내리자고(유진목), 예의 바른 무관심을 기르자고(김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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