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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불행 vs 소망 과다 불행

메타포라 세 번째 수업에 다녀와서

by 카후나 Jan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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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 번째 수업에 다녀와서


좁디좁은 내 세계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 답게(?) 소망 과다 불행만 겪어왔다. 소망이 없는 불행을 못 겪어봐서 제목을 이해도 못하고 책을 읽었다. 그래도 제목을 이해도 못하다니 내 사고의 범위가 이렇게 좁은 걸 알게 되었다.


다른 분들 낭독해 주시는 부분마다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시선으로 문장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셨다. 내가 읽은 깊이와 비교가 됐다. 나는 겉만 읽고 속을 못 읽는구나, 계속 작아졌다. 그럴수록 모르는 걸 알게 되는 도파민은 또 터져서 수업에 더욱 몰입했다.


특히 도리님이 나와 같은 부분을 낭독해 주셨는데, 문장과 문장의 전환을 이유로 꼽았다. 두 번째 문장을 ‘왜냐하면’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했다. 그런 눈으로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그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내가 읽는 방법은 참 거친 것이 아닐까, 좀 더 예민하게 문장을 단어를 읽어보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독서는 그냥 노는 거였구나. 잔치 국수처럼 술술 들어가는 글만 읽어왔다. 고민할 거리가 거의 없었다. 메타포라를 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독서를 공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은유 샘이 말했다. "문학은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니까요."


앞풀이 하면서 들숨 님이 하신 말도 떠올랐다. “나중에 쉬운 책은 못 읽어요. 심심해요.”


책을 읽을수록 시엄마가 떠올랐다.

사회주의 시절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야로슬라바(시엄마)는 30대 초반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애 둘을 데리고 독일로 건너왔다. 야로슬라바도 소망할 자유를 억압당하며 자라왔겠구나. 한 번도 그런 시선으로 시엄마를 본 적이 없었다. 책에 나온 ‘엄마’처럼 그녀도 신경쇠약이고, 가족들을 혹독하게 대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야로슬라바의 불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기를 보여드리려 영상 통화라도 자주 해야겠다.


합평을 세계는 아직 어렵다.

세 분의 글 속으로 어느 때보다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엄마, 아빠라는 마음이 여려지는 주제여서 그랬겠지? 엄마에게 더 질문하며 쓰고 싶었다고 말하시는 난맘님의 말을 들을 때, 라벤더 님이 이걸 쓰려고 이곳에 온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반달 님이 여전히 아빠라는 섬 뒤편에 간다는 부분을 읽을 때 유난히 마음이 덜컹 덜컹 움직였다. 잘 읽었다는 말 말고 도움이 되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어렵다. 조심스럽다. 더 정성으로 읽고 합평을 준비해서 가야 할 것 같다.


2. 기억하고 싶은 은유샘 말들


"글쓰기는 발견이죠. 내가 뭘 쓰려고 했는지 선명해져 가는 과정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글쓰기가 재미있어요."


"엄마를 글로 쓰기 쉽지 않죠. 그럴 땐 객관적인 자료과 사실을 써요. 입말도 살려 봐요. 내 눈에 보이는 엄마를 써요."


"쓰는 사람은 읽는 사람."


"문학은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니까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쓸 수 있는가, 안다는 건 뭘까? 어려운 주제입니다."


"글이라는 것은 원래 결론이 안나는 것이에요. 있는 그대로 끝내는 것도 좋아요."


"너무 큰 말, 단정적인 말을 쓰면 독자에게 가닿기 어려워요. 판단에 대한 표현을 제한하면 글이 나아져요."


"엄마에 대해 쓰기 어렵다면, 좋았던 것 한 편+서운했던 것 한 편을 쓰는 것도 좋겠어요."


"엄마에 대한 글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글은 다르죠."


"글쓰기에서는 전환을 잘 보여줘야 해요."


"자기한테 고유하고 특별한 것 그걸 잘 써야 해요."


"독자에게 팩트를 잘 주고 감정을 넣지 마요. 내가 그 감정을 느낀 근거만 주세요." "스스로 물어봐요. 내가 느끼는 것을 독자도 알 수 있게 정보값을 주고 있나?"


"관계는 절대 말끔하게 정리는 안 돼요."


"부풀어 오를 때 써야 해요."


"떡밥을 던지면 뒤에서 수습해야죠."


"사람은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도 확정적으로 생각하는 특성이 있어요."


"우리 삶이라는 게 덩어리 져 있어서 조금씩 써가면 돼요. 한풀이해도 되고요. 대신 제대로 하면 돼요. 몰입하면 재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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