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 03일 월요일 기록
뭔가 아주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느낀 것은 군화의 못이 걸을 때마다 자꾸 발바닥 앞부분을 찔러서 따끔거린다는 것뿐이었다.
_ 토니 모리슨, <술라>, 19쪽
저도 술라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쉽지 않지만 토니 모리슨은 집요하게 쓰는 사람이라 집요하게 읽으면 쓰지 않은 것도 읽을 수 있다더군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은유샘이 지난 메타포라 시간에 한 말이 생각났어요. ”우리는 전형성의 환상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요.“ 여러분은 어떤 전형성의 환상이 떠오르세요?
02월 07일 금요일 기록
잘 살기 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잘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나인데, 내가 아닌 것 같았다.
_ 오은, <다독임>, 작가의 말
70대 엄마, 아빠와 2살도 안된 딸과 하와이에 휴가를 온다고 생각했는데요.
그야말로 극기훈련 중입니다.
분명 휴가인데 휴가가 아닌 것 같고.
잘 놀기 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잘 놀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습니다.
피곤에 절여진 상태로요.
02월 14일 금요일 기록
그들은 그녀와의 비교를 통해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_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31쪽
여러분은 누구가 기준점이 되어 자신을 정의하시나요?
이 생각이 행동이 정상/비정상이다, 내가 평범하다/괴짜다.
저는 누구와의 비교를 통해서 나를 정의하나 생각해 보고 있어요. 쉬울 줄 알았는데 너무 어렵네요.
02월 21일 금요일 기록
2022년 모닝페이지에 자주 등장했던 말은 "내 안의 '자기만의 방'을 부숴야 한다" 였다. 회사에 다니던 때처럼 생각하지 않기. 관성대로 일하지 않기. 신입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_ 김보희, <터틀넥프레스 사업일기> 62쪽
내 일을 시작한지 7개월이 되었다. 요즘 일에 대한 내 에너지 레벨도, 정성으로 대하는 마음이 떨어진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 문장을 읽다가 알게 된다. 나.. 이미 관성대로 일하고 있다. 신입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헌 마음도 빈 마음도 아닌 새 마음으로.
02월 27일 목요일 기록
어른이 되면 언어를 충전할 기회가 많이 없어요. 언어를 어디서 공급받아요?
_ 은유, 메타포라 8차시
02월 28일 금요일 기록
삶은 다양한 사건들을 만들어 내지만 우리가 그것을 해석하고 또 이해하려 애쓰고, 거기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경험으로 탈바꿈하니까요. 사건은 팩트이지만 경험은 믿기 힘들 만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사건이 아니라 경험이 바로 우리 삶을 형성하는 본질적 재료이니까요. 경험은 또한 우리 정신을 지탱하는 어떤 토대를 떠올리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각자 자기 삶을 펼쳐 놓고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드는 의미의 심오한 구조를 소환합니다.
_ 올가 토카르추크, <다정한 서술자>, 3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