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h & Charity shop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남편은 바스(Bath)에서 차를 빌려 딸과 나를 데리러 왔다. 우리는 드디어 일주일 만에 다시 상봉했고, 런던을 떠나 바스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향했다.
바스에 도착해서는 이제 함께 지낼 임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이 기숙사로 사용하던 테라스드 하우스(Terraced House)였다. 집을 구할 때까지 거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 덕분에 우리는 잠시 편안하게 그곳에서 머물 수 있었다.
바스는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주(Somerset)에 있는 도시로, 영국 여왕의 별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부유한 노인들이 은퇴 후 살고 싶어 하는 도시라고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유럽 여러 곳에서 살아본 나로서는 단연코 ‘최고의 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밤이면 길을 잃은 사람처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우와좌왕하기도 했지만, 아침은 달랐다. 눈을 뜨면 금빛 햇살이 쏟아졌고,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초대였다. 점점 그런 생활도 익숙해져 갔다.
남편이 학교에 간 동안 나는 딸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거나 마트에 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매일의 행복이 된 곳이 있었다. 바로 '챌리티숍(Charity shop)'이다. 1파운드만 들고 가도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영국의 도시와 동네 곳곳에는 이런 '챌리티숍(Charity shop)'이 있다. 사람들이 쓰던 물건을 기부하면 단체에서 깨끗이 손질해 다시 저렴하게 판매한다. 아이들 장난감, 책, 정원 도구, 신발, 옷, 모자, 주방용품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아무것도 없이 영국에 온 나는 매일 1파운드를 들고 그 가게를 찾았다.
챌리티숍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었다.
낯선 땅에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내게 작은 위안을 주고, 새로운 일상을 채워주는 보물 창고였다.
딸의 가을 점퍼와 레인부츠, 장난감과 책을 사면서 나는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과 용기가 가지게 된다.
1파운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