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지?"
"이런 세상도 있구나!"
여기가 어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에 갑자기 떨어진 것처럼 낯설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길을 찾는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면서도 설레었다.
초록 잔디가 깔린 길에는 하얀 야생 민들레가 피어 있었다.
길이 상쾌하고 싱그러워, 그 안에 들어서면 나도
산들바람처럼 가벼워질 것 같았다.
들여다보고 누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있는 모두가 아름다웠다.
반짝거리고 이글거리는 파도 위의 빛은
세상을 다 가진 듯 완벽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에 갈망하기보다는
넋을 놓고 보고만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들여다보고 누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모두가 완벽했다.
알록달록 수북이 덮인 낙엽들은 축축하니
세상의 양식을 다 보여주듯 그득했다.
나를 푹 감싸 안은 찬란한 잎들은 나를 향해 노래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나도 따라 부르고 싶었다.
들여다보고 누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있는 모두가 찬란히 빛났다.
저벅저벅 발자국을 남길 수 있도록 깨끗하게 깔린 길은
차갑게 울리고 있었다. 점점 커지는 소리에 팔을 뻗어보고 싶었다.
내 손을 잡아끌어갈 듯 휘몰아치는 힘에 나도 함께 울었다.
들여다보고 누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있는 모두가 치유되고 있었다.
많은 길 속에 홀로 서 있었지만 잠시 둘러보자 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찾기도 전에 그들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길은 달랐지만 하나로 연결된 듯했고, 같은 소리를 내며 울리는 듯했다.
길을 찾아 떠난 여정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졌다.
"어제는 점 하나, 오늘은 1mm의 선, 내일은 1cm가 되어 있겠지."
흐릿하고 아무것도 없었던 것들이 모여 하나의 모양이 되었고,
그 모양은 나를 조용히 나만의 방으로 안내하고 토닥여 주었다.
영국생활 연재를 마치면서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저는 매일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기록처럼 시작했던 글이, 어느새 제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떨어졌을 땐 낯설고 외로웠지만, 길을 따라 걸으며 저는 배웠습니다.
제 연재 속에 완벽한 곳은 없지만, 그 길 위에 서 있는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용기 내어 제 기억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첫 연재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읽어주고, 공감해주고, 하트를 눌러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